전국의 지자체장들이 민선6기 1주년을 맞으며 각자가 속한 지자체에서 여러 형태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혹독한 평을 받고 있는 자치단체장 중 하나가 유정복 인천시장이다. 일단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유 시장에 대해 소통 부재라는 혹평을 쏟아냈는데 그 가운데는 시민과의 소통이 너무 소극적이며 관료주의적 리더십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한 일이다. 단지 인천경실련 같은 진보시민단체에서 평을 한 일이라도 이와 유사한 평이 인천 안에서 적지 않은 것은 유 시장의 1년을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하고 있다. 경실련의 논평에서처럼 인천시정이 중앙정부 정책 묻어가기나 전임정부 사업 재탕 등 제목만 거창하고 알맹이 없는 공약이라면 정말 문제다.

마침 유 시장은 이 혁신과 소통, 성과라는 슬로건을 2년차 시정운영의 핵심가치로 제시했다. 소통의 부재는 사실상 심각한 일이다. 우리 몸으로 치면 동맥경화같이 제대로 순환이 안되거나 아예 대화가 어렵다는 일이나 다름없다. 얼마전 유 시장이 말한 “새로운 내일을 위해 우리부터 혁신하면서 시민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말이 주민들에게 먹혀들라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유 시장은 공직사회와 공공기관 혁신 같은 형식적이고 스트레오 타입적인 얘기들만 반복하고 있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인정받는 인사체계를 확립해 복지부동, 업무태만, 관행과 타성을 단호히 근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성과와 혁신이 없는 공공기관 역시 과감히 개혁해 나가야 하는 것도 맞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들은 기억이 바로 문 앞 같기만 하다. 그러니까 너무 뻔한 얘기들을 가지고 주물러 봐야 내년이면 또 들어야 할 반복될 주제라는 점이다. 어느 지자체 장이든 시민 목소리를 더 크게 듣고 더 넓게 반영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목소리가 나면 듣기보다 무시하는 일이 많다.

비단 시민단체의 주장이 아니라도 유 시장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인천발 KTX 노선 신설이라든지 제3연륙교 건설 같은 여러 공약에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부단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너무 먼 얘기들만 가지고는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힘들다. 당장 인천은 재정이 건전하지 못해 여러 압박을 받고 있다. 그래서 재정건전화를 이뤄내야 하며 그간의 여러 가지 얘기들부터 차분히 풀어나가야 한다. 사업명만 거창해서 될 일이 아니다. 들여다 볼 때 예전의 사업 연장선상에 있는 것을 모를리 없는 시민들이다. 문화분야 같은 공약의 부실함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다 임기만 채우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통은 유 시장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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