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날씨 등 실생활 속 예측 늘어...연도별·단계별 정책과제 수립돼야

▶왜 빅데이터 기반 미래전략인가?

최근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문제해결과 새로운 상품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실, 빅데이터는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에 CRM, 제품 재고관리 등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던 방법과 크게 차이가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보다 훨씬 활 용가능한 데이터의 범위와 양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기존 데이터로 풀어나가던 기업과 정부의 문제해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CRM은 고객의 평소 제품구매 성향을 분석해서 고객에게 맞춤형 안내 문자, 메일, 우편을 발송하는 것이었다면,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평소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하여 실시간 고객 위치정보와 결합하여 필요한 제품을 추천하게 된다. 이는 고객 성향에 대한 분석 뿐 아니라 현재상황에 대한 진단, 수요예측의 분석이 결합된 추천 서비스이다.

이러한 점에서 빅데이터는 급격한 기술 발전, 불확실성 심화, 글로벌 위험의 확산으로 인해 변화무상한 미래에 대한 준비 방법론으로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기술·경제·가치변화 등 전반적인 사회흐름과 가능성을 전망하여 시의적절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국가 지속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많은 국가들이 과학적·객관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의 RAHS(Risk Assessment Horizon Scanning) 프로그램은 데이터 분석으로 대테러 정보, 의료분야, 사이버 보안, 해상안전, 에너지 안전 및 교육 등 분야별로 싱가포르의 미래에 잠재적 위험요소와 이머징 이슈를 도출하고 심층 분석 및 정책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영국은 과학적 증거기반으로 영국의 미래를 전망하여 미래 전략 및 정책수립을 지원하는 ‘FORESIGHT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정부 전반에 미래지향적 사고와 증거 기반의 분석(evidence-based analysis)을 장려하기 위해 호라이즌 스캐닝 센터(HSC: The Foresight Horizon Scanning Centre)를 설립하는 등 과학적·객관적 미래전략 수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래전략 어디까지 와 있나?

우리나라는 1971년 과학기술처에서 ‘서기 2000년의 한국에 관한 조사 연구’를 추진하는 등 미래전략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꾸준히 지속되기 보다는 일회성으로 발표되고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가 ’90년대 초, 주로 IT·과학기술 발전 예측을 중심으로 미래연구가 확산되기 시작하여, 2000년대에 들어서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과 국가적 위기 대응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미래전략에 대한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전망 및 전략수립의 중요성이 증대하면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미래전망에 대한 관심이 함께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ICT 발전과 함께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전략수립 및 정책해결에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광범위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분석하여 미래예측이나 전략 개발에 활용하기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영국, 싱가포르 등은 범국가적인 데이터 기반 미래전략 수립을 위해 국가 중심의 데이터 기반의 환경탐색(Horizon Scanning) 시스템을 활용하여 범국가적 위기사항과 기회요인을 찾아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탐색은 통계적인 정책수요예측과 실제 현실과의 차이에서 오는 오류를 최대한 감소할 수 있도록 한다. 인구감소에 따른 고령화 대책수립 지연, 2011년 대규모 순환정전 대란 등은 지속적인 데이터 분석기반의 미래예측 및 전략수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이다.

데이터 기반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환경탐색 시스템의 운영을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전문인력과 기술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여기서 전문인력은 분석을 위한 인력 뿐 아니라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데이터 기반 미래전략을 위한 국내외 준비

세계적으로 각종 현안 및 미래이슈 대응에 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 기기, IoT의 발달로 인해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시대에 핵심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과 맞물리며 데이터 기반의 미래 예측은 보다 실생활 속에서 일상화될 전망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4년에 발표한「미래를 바꿀 10가지 이머징 기술」중, ‘데이터를 활용한 미래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을 선정하였으며, 가트너(Gartner)는 예측 분석 기술(Prescriptive Analytics)이 현재 혁신 도입기(Innovation Trigger)에 있으며 5-10년 이내에 성숙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미래예측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사회, 경제, 개인 생활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의 미래예측·전략 도출의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구글은 독감 관련 단어를 검색하는 통계치를 활용하여 독감 유행을 사전 예측하였다. 실제로 이 결과는 미국 질병관리본부보다 한발 앞선 예측으로 데이터 기반의 미래예측이 가능함을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다.

국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미래예측 및 전략 수립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강주의예보(국민건강보험공단), 물가 예측(통계청), 유가예측·예보(석유공사)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책 의사결정이나 수급예측을 통한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정부는 본격적인 미래전략 연구와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하여 ‘데이터 기반의 미래예측·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 미래 예측 및 전략 수립 지원계획(안)’을 수립하고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지난 8월27일 의결하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정보화를 추진하여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앞으로는 정보화 고도화로 양산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국정운영 혁신,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신가치 창출을 위한 국가정보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나가야 한다.

새로운 국가정보화 전략은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전근방식을 통해 국가사회 현안해결과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여 더 나은 미래, 창조경제, 국민행복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사회의 미래지향적인 혁신이 일상적으로 내재되어 선제적·예방적 대응 시스템이 강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 인프라, 체계 연구를 수행하고, 국내외 분야별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우리사회에 과학적·객관적 미래예측 전략이 정착될 수 있도록 연도별·단계별 과제가 추진되어야 한다.

앞으로 데이터 시대가 도래하여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질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 미래예측·전략의 가치와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다. 데이터 시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협력과 데이터 기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되어야 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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