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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영’은 벤 스틸러와 나오미 와츠가 출연하고 노아 바움백이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15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꿈이 있었던 사람은 나이가 들면 현재 자신의 삶을 아무리 열심히 살고 있어도 정체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우리 대부분은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은 이게 아닌데’ 하며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면 젊은 시절의 꿈을 잊고 살아간다. 그리고 부모가 되면 자신의 꿈을 접고 자식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만약 다시 젊어져 원래 꿈꿔왔던 삶을 향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삶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일까.

뉴욕의 저명한 다큐멘터리 감독 조쉬(벤 스틸러)와 그의 아내 코넬리아(나오미 왓츠)는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가까워졌는데, 만족스럽지 못한 정체된 삶이 지속하는 가운데 우연히 마주친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 부부를 만나 삶의 변화와 활기를 맞이하게 된다. 조쉬와 코넬리아가 젊은 부부에게 반하게 된 이유는 그들의 삶이 젊은 시절에 자신들이 원했던 이상적인 삶이었기 때문이다. 제이미와 다비는 현실적인 삶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산다.

스마트폰, 웹검색 등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기보다는 레코드판과 비디오테이프 같은 감성적인 아날로그 인생을 추구하고 상점에서 파는 식품보다 직접 손으로 만든 유기농 식품을 만들어 먹고, 틈날 때마다 이웃들과 함께 어울리는 놀이와 파티를 즐긴다. 이런 모습은 현실에 지친 조쉬와 코넬리아 부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젊은 부부의 삶에 빠져든 조쉬와 코넬리아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을 따라하며 한층 젊어진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조쉬는 자신의 직업이자 숙원인 다큐멘터리 작업을 몇 년 동안 마무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제이미가 기획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돕다가 자신보다 참신한 그의 연출방식에 질투심을 느끼게 되고 훈훈할 것 같았던 이야기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던 조쉬와 달리 제이미는 그 전통적인 방식의 틀을 깨면서도 위험천만한 작업 방식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아영’은 제이미의 방식만이 ‘젊음’을 상징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각자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관과 그에 따른 열정이 있을 때 ‘젊음’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눈에 보이는 젊음은 제이미와 다비의 불안한 관계처럼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 조쉬와 코넬리아의 삶이 비록 정체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들 나름대로 행복을 만든다면 그것으로도 ‘젊음’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늙음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의 정체된 삶의 미덕이 무엇인지를 말하며 현재에 충실한 삶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병두(시나리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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