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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사이에는 매일 전쟁에 가까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쟁의 가장 앞쪽에는 마케팅 부서가 서있다. 마케팅은 수많은 의사결정을 필요로 하는 업무이며, 그 하나하나의 의사결정에 기업의 성패가 달려있다. 이런 이유로 마케팅 분야는 데이터를 이용한 의사결정에 매우 익숙하다. 그리고 마케팅 부서는 보다 정확한 의사결정을 위해 항상 새롭고 보다 풍부한 데이터를 찾고 있다.

오늘은 마케팅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두 가지 빅데이터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소셜분석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에 대한 부분이다.

빅데이터가 대두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마케터들이 빅데이터를 실무에 도입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의류업체에서는 SNS나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나들이 사진을 분석해 최근에 어떤 색의 옷이 유행인지 파악하려 하고, 음료업체나 소매업체는 기후와 기온의 변화에 따라 각 상품의 매출이 어떻게 변하는지, 제조업체에서는 자사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수집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SNS나 웹 포털, 뉴스 등의 글이나 사진을 분석하는 소셜분석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셜분석서비스는 설문조사에 비해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고객들의 반응을 제공하고,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반응의 내용은 무엇인지, 반응 건 수는 얼마나 되는지, 이것이 늘고 있는지 아니면 줄고 있는지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소셜분석서비스는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무기로 이미 많은 기업체의 마케팅 부서에서 없어서는 안될 도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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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마케팅 용도의 DB를 도입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직 국내에서 생소하지만 외부 DB를 이용한 마케팅은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일반화 된 방법이다. 필자는 10여년 전 국내 한 홍보대행사로부터 마케팅 DB와 GIS를 이용한 타깃마케팅 전략수립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국내에 진출하려는 일본 의류업체의 요청으로 홍보대행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마케팅 DB와 GIS 분석 없이 수립된 홍보전략을 신뢰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업체에서 샘플로 받은 일본의 홍보전략 보고서는 요미우리 신문사의 자회사인 요미우리IS에서 작성된 것으로, GIS 위에 일본의 행정구역 단위로 소득수준이나 라이프스타일 유형 등의 정보와 함께 타깃고객의 규모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당시 국내에는 이러한 정보가 부족해서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다.

마케팅을 위해 구매,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DB가 라이프스타일 유형 DB이다. 전 국민을 40~60개 정도의 유형으로 구분해서 판매하는 데이터로, 이러한 정보는 DB마케팅 전문 업체나 신용카드사·통신사에서 만들어진다. 이런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 DB를 이용하면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전체 마케팅·생산 및 유통과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먼저 상품 기획 단계이다. 필자는 예전 한 소주제조업체의 마케팅 전략 수립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새로 나온 소주의 타깃은 20대의 유행선도층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 전략을 수립하고 있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기는 하나 이 방식의 문제는 20대의 유행선도층이란 타깃이 과연 실체가 있는 그룹인가 하는 점이다. 20대의 유행선도층이란 사람마다 구분의 기준이 다르고 특정한 기준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리서치업체에서도 이들을 만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당시 젊음의 거리라 불리던 압구정동이나 홍대 앞을 지나가는 2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뿐이다. 이렇게 조사된 결과가 과연 타깃의 성향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라이프스타일 세그먼트 DB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40~60개의 그룹 중 어느 상품의 타킷을 임의의 A·B·C 등등 그룹으로 특정하고 각 그룹의 월 소비금액, 선호 브랜드, 거주지역과 주·야간 활동지역, 직업 종류 등 각 그룹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지역 별 거주 규모 및 전 국민 중 해당 세그먼트에 해당되는 사람이 몇 명인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타깃 그룹의 특성을 1차적으로 파악하고, 정성 조사를 위한 대상자를 선정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타깃그룹의 정확한 규모 및 소비 성향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의 생산량을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어디에 타깃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유통 전략 또한 쉽게 수립할 수 있다.

20대의 유행선도층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에도 특정 그룹을 지정해 마케팅을 하는 경우의 효율성, 또한 각 그룹의 규모 및 주 활동지역을 파악하고 하는 유통전략이 어떤 차이를 가져올 것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이런 라이프스타일 DB는 또 한번 정교화되었다. 그 전까지 그저 디지털제품의 소비성향을 기준으로 얼리어답터로 구분되던 그룹이 음식에 대해서는 웰빙형·생존형·가족형, 가정에 대한 충실함은 충실·보통·독립형이고 소득 수준은 상위·중간·하위층 등으로 다시 30~40개 정도로 세분화되어 총 2,000개 이상의 다차원적인 그룹으로 정의할 수 있도록 되었다. 이런 DB를 Multi Layered DB라하며, 국내에도 Geovision 등 통신사, Code9 등 신용카드사 및 신용정보업체 등 에서 사업화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Nielsen이나 PWC 등 컨설팅 업체에서 이를 이용한 마케팅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앞서 소개한 두 가지 마케팅 DB, 소셜분석정보와 마케팅 DB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으로 글을 마친다. 아래 그림은 두 정보를 함께 활용한 사례이다.

기업체에서는 내부 데이터를 이용해 각 상품의 판매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사례처럼 특정 상품의 매출이 줄어들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외부 데이터를 이용하면 해당 상품의 매출이 줄어드는 지역이 공통적으로 30대 여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며, 30대 여성의 경우 아직 남편이나 본인의 월급이 적고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소득 대비 소비가 많아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 등 세세한 파악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SNS 분석을 통해 예를 들어 최근 30대 여성들이 해당 상품에 대해 마음에 들지만 가격이 부담된다는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는 것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매출 변화의 원인을 파악하게 되면 남은 것은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저가 상품을 출시할 것인가, 아니면 기존 제품의 가격을 낮출 것인가 고민할 수 있게 된다.


이상에서 빅데이터 기반의 DB를 도입,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일반화된 방식이다. 이 글을 읽는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DB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성공적인 활용에 성공하기 바란다.


이동옥 SKT 데이터 사업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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