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용이 만난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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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섞인 정감어린 말투에 위트 넘치는 모습이었다.

10만여명의 경찰 가운데 6명뿐인 치안정감이라는 계급에서 풍기는 권위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낯설지 않은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게 느껴졌다.

직원들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시민들의 치안만족도 제고와 교통편의 향상을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은 먼저 ‘잘 놀줄 아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자신의 평소 지론을 펼쳐 보였다.

그는 간혹 직원들의 편지를 받게 된다고 했다. 편지에는 ‘평일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것은 물론 주말도 안 쉬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본인의 근면·성실함을 어필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청장은 편지를 보낸 직원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능력이 없기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근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정이 편안해야 일도 잘되고 사회생활도 안정되는 법인데 밤낮 없이, 주말도 없이 일만 한다면 가정에 불협화음이 일어나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윤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퇴근하고 일찍 들어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라고 직원들에게 권유한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우리사회의 안정을 위해서 말이다.

막걸리 애호가이기도 한 윤 청장의 막걸리 예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막걸리에는 오덕(五德)이 있다고 설명한다.

‘많이 먹어도 인사불성이 될 만큼 취하지 않는다’, ‘새참에 마시면 요기가 된다’, ‘힘이 없을 때 마시면 기운을 북돋아 준다’, ‘일이 안 풀릴 때 마시면 잘 풀린다’, ‘큰 잔에 담아 함께 나눠 마실 수 있는 향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윤 청장이 말하는 오덕이다.

아마도 머지않아 막걸리 한잔 같이 하고 싶은 인물로 선정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천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윤 청장으로부터 지난 7개월여 간의 치안정책과 성과 등을 들어봤다.



-지난 7개월을 되돌아본다면.

“작년 12월4일 인천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온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7개월이 지났다.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다’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돌이켜보면 지난 7개월여 동안 ‘안전한 인천, 행복한 시민’이라는 모토 아래 시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인천경찰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해 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그 결과, 연초 송도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강화 캠핑장 화재 사건, 최근의 메르스 사태 및 강화가뭄 등 각종 사건·사고들을 원만하게 해결했다. 또 살인·강도·성범죄·절도 등 4대 범죄 발생은 4년 연속 전국 최저치를, 검거율 또한 전국 3위를 기록하는 등 치안지표상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치안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보다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중점 추진한 시책 및 치안성과는.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각종 범죄와 위험으로부터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초치안 확보와 생활법치 확립에 최선을 다해왔다. 112의 경우 관할·기능 불문의 총력대응체제를 보다 견고히 해 중요범죄 현장검거율이 전국 평균인 26.7%보다 2.4%p 높은 29.1%를 기록하는 등 전국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고, 안전과 소통 위주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3년 평균 대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전국 1위를 달성했다. 또 교통순찰대 등을 중심으로 정체지역에 대한 소통관리를 적극 추진한 결과, 시내 주요간선도로 평균 통행속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h 증가하는 등 시민들이 느끼는 교통체감안전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하상가 위 횡단보도 설치 등 교통시설 133개소의 환경을 개선하고 전통시장 등 87개 지역에 안심주차를 허용함으로써 시민들의 큰 호응과 함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 왔다.”

-취임하자마자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존중문화 확산’ 운동의 의미는.

“‘존중문화 확산’은 일종의 조직문화 혁신운동으로, 구성원 간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이렇게 해서 생긴 긍정에너지를 업무의 추진동력으로 삼아 시민만족을 극대화시키자는 것이다. 즉, 상호 간에 칭찬·인정·예의·배려를 생활화하고 본연의 임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일들을 과감히 폐지하는 한편 시민 중심 업무처리를 위해 부서 간 벽을 허무는 등 조직문화를 혁신함으로써 시민들이 존중받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직원들도 이러한 청장의 치안철학에 공감하고 적극 동참하고 있다. 실제로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93%의 직원이 조직에 긍정적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하반기에도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시책들을 보완해 인천경찰 내부만족이 시민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다 노력하겠다.”

-앞으로 인천경찰의 치안정책 방향은.

“기초치안 확보와 생활법치 확립을 통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메르스 사태에 따른 침체된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인천경찰 또한 적극 동참해 조직폭력배 근절, 악성사기 근절, 대포물건 집중단속 등을 통해 시민들을 고질적으로 괴롭히고 각종 피해를 양산하는 민생침해범죄를 뿌리 뽑겠다. 또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대해서는 사전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예방 및 홍보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발생된 범죄에 대해서는 조직의 뿌리까지 추적해 발본색원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추진해온 4대악 근절, 비정상의 정상화 등 각종 국정과제 및 치안정책들에 대해서는 보다 내실화시킴으로써 시민들이 한 단계 더 높아진 치안서비스를 받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기마경찰대 창설을 준비하고 있는 데 현재 추진상황은.

“인천은 인천공항, 인천항 및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 등이 위치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경제·문화·관광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인천경찰은 인천시에서 추진 중인 인천관광공사 설립과 발맞춰 기마경찰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마경찰대는 향후 각종 행사의 질서유지 및 홍보에 시너지효과를 창출함으로써 인천이 명실상부한 세계적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데 있어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기마경찰대가 사용할 훈련장 및 사무실 확보를 위해 아시안게임 당시 사용하던 드림파크 승마장 부지를 활용하고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용승인이 이뤄지면 인천승마협회 등의 협조를 받아 3개월간 말의 특성과 전문성에 대한 훈련을 하는 등 제반 준비사항들을 마무리 짓고 조속한 시일 내에 기마경찰대를 창설할 예정이다.”

-논현·검단경찰서 신설과 관련, 추진상황은.

“인천 남동구와 서구는 각종 택지개발 및 개발사업 등으로 인해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치안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남동경찰서 및 서부경찰서에서 각각 논현경찰서와 검단경찰서를 분리·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논현서의 경우 인천 남동구 논현동 645-2번지 논현지구 내에 연면적 1만2천415㎡(3천762평),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총사업비 363억원을 들여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3월 설계를 완료한 뒤 현재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 있으며 시공업체가 최종 선정되면 2018년도 개서를 목표로 올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단서의 경우 인천 서구 마전동 545의 9 공공용지에 신설할 예정이다. 검단서 신설은 검단택지개발사업과 보조를 맞춰 진행할 계획으로, 현재 이 택지개발사업은 총 3단계 중 1단계 사업이 진행 중에 있고 검단서의 경우 3단계 사업 진행시점에 신설할 계획이다.”

-끝으로 인천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경찰청장으로서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인천경찰은 ‘안전한 인천, 행복한 시민’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시민들께 다시 한 번 약속드리고 싶다. 아시다시피 사회적으로 안전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각종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은 행복한 삶의 필수 전제조건 중 하나가 됐다. 인천경찰은 시민이 체감하는 기초치안 활동과 시민에게 공감 받는 생활법치 확립에 역량을 집중해 인천시민 모두가 범죄 등 각종 위해요소로부터 ‘안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안전은 인천경찰과 시민들이 함께 힘을 합쳤을 때 보다 확고히 유지될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 김원용기자/wykim@joongboo.com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은?

▶1959년 4월10일 출생 ▶광주 인성고·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경찰특공대장(경정) ▶서울청 혜화서장(총경) ▶서울청 경비2과장, 교통안전과장 ▶충북청 차장(경무관) ▶서울청 경비부장 ▶서울청 차장(치안감) ▶충북지방경찰청장 ▶인천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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