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택지개발 지연...잇단 범죄 발생 우범지역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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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화성시 능동 택지개발지구 내 빈집들이 철거되지 않고 방치되면서 외부인들이 출입해 술판을 벌이는 등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이준석기자
경기도내 대규모 택지개발 예정지역들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철거되지 않은 폐건물들이 그대로 방치돼 각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2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능동 687-7번지 일대는 주택가 골목 앞에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라나 있었다. 주택들은 전부 유리창이 깨져 있었으며 집 안에는 깨진 술병들과 담배꽁초들이 어지럽게 널져 있었다.

이곳은 지난 2009년 한 민간건설회사가 아파트를 짓기 위해 화성시로부터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받은 능동택지개발지구다. 개발규모만 16만3천여㎡에 달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가 찾아오면서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이 떠난 동네는 수십채의 빈집들이 방치되면서 겉모습은 흉가처럼 변해 수년 전부터는 귀신체험을 하려는 동호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흉가 명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또 건물에 개방돼 있어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 불량청소년들이 밤에는 술판을 벌이거나 싸움하는 등 탈선장소로 변한다.

인근 주민 오모(59·여)씨는 “가끔 노숙자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술을 사들고 공·폐가로 들어간다”며 “혹시 술 먹고 행패라고 부려 무슨 사건이라고 벌어지는 게 아닐까 항상 불안하다”고 말했다.

수원시 고등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H는 지난 2006년 12월 팔달구 고등동과 화서동 일대 36만2천여㎡를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로 지정한 이후 보상절차 등을 진행해 2012년 보상을 완료했다.

하지만 수원시와 LH가 용도지역 변경을 놓고 입장 대립을 벌이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좁은 골목길 사이에 지어진 다가구 주택마다 폐허를 방불케 할 정도로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고 인근 노숙인들이 들락날락해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수원시 한 관계자는 “공·폐가도 사유재산에 속하기 때문에 강제로 철거하거나 정비할 수 없다”며 “인근 치안 유지를 위해 경찰과 협의해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lj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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