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일본에 머물던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28분 대한항공 KE2708편을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해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을 보자 먼저 아무 말 없이 30여 초간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이어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재차 허리를 굽혀 "미안하다"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국내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 최근 가족 간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한 경영권 분쟁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힌 셈이다.
신 회장은 이어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 있는 우리 기업들이 빨리 정상화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슴에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배지를 달고 정장 넥타이 차림으로 귀국한 신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차분하게 응답했다.
그간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국내 언론사를 통해 자신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과 영상을 공개하는 등 '여론전'을 펼친 데 대해 적극적인 맞대응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중국 투자 손실과 관련해 격노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7월 초 이후 자신을 만나지 않았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신 총괄회장을) 만나야 되겠죠"라면서 설득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다만 한·일 롯데 경영권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구성 및 주주총회 날짜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상적 경영판단 능력보유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귀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말을 전혀 구사하지 못한 채 일본어로 인터뷰에 응하며 '한국기업이 아니다'라는 국민적 비난 여론에 직면한 것을 의식한 듯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어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롯데는 일본 기업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95%의 매출이 우리나라(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인터뷰를 마친 후 미리대기 하고 있던 롯데그룹의 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으며 자신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도 신동빈 회장이 오기 전에 롯데호텔에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 신 사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서 있는 인물로, 데호텔에서 신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러 온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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