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도 유기체...지속적인 변화관리가 중요

동일한 비즈니스 이슈에 대해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가 분석가에 따라 다르다. 심지어 동일한 데이터를 이용했는데도 다른 결론을 내리고 그로 인해 의사결정과 적용 결과도 달라진다. 왜 그런가? 우리는 알고 있다. 같은 이슈에 대해서도 분석가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적용 방법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또한 분석의 목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아주 상이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가

▶분석도 유기체, 지속적인 변화관리가 중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여 만든 시스템은 잘 운영되고 있는가? 이런 시스템은 어느 정도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가?

많은 경우 프로젝트 초기의 시스템 목적과는 달리 종료 시점 혹은 오픈 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판이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오픈 시점에 재개발 혹은 개선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는 시스템을 단지 객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험과 사례를 볼 때, 시스템은 상당 수준의 유기체이다. 즉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주어야 정상적인 작동을 하는 까다로운 유기체이다. 특히 분석은 더욱 민감하다. 정의된 목적을 위해 분석 모형을 개발하고 평가하고 구축된 시스템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고객의 변화는 인식하면서 고객의 변화를 분석하는 예측 모형의 개선과 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 즉 한번 잘 개발하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객체로 인식하고 있다.

결코 바람직한 인식이 아니다. 즉 시스템을 유기체로 인식해야 하며 그래서 지속적인 변화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한때 분석센터 혹은 BICC(Business Intelligence Competency Center) 라는 이름의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붐이었다. 현업의 분석 니즈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통계분석 전문가 집단을 조직했던 것이다. 특히 통신업, 금융업 및 데이터가 방대하게 발생하는 반도체업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조직했고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이 조직의 역할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이슈 해결을 위해 필요한, 그렇지만 분석 역량이 부족한 현업 사용자를 위한 가상 조직이 아니었던가? 분석 결과의 질(質)은 통계학 학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즉 얼마나 비즈니스 이슈에 대한 이해가 깊은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가 기업 내에 존재하고 있는지, 그리고 분석가의 역량과 마인드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가 부족한 가운데 조직 중심으로 대응한 결과 많은 실망을 남겼다. 아니 불신을 남기게 되었다. “실무를 모르니 분석 결과도 엉망이네...”

▶분석 자원에 대한 변화 관리

통계학 전공이 분석의 대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듯, 현재의 분석 역량을 기준으로 분석 조직을 만들었다고 해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역량이 한순간에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 알다시피 얼마나 많은 현상들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가?

당연히 분석 기술도 발전해야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분석가의 역량 강화도 필수적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적용 분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분석가에 대한 변화 관리, 즉 비전과 역할의 의미를 명확히 해 주는 것이 분석가로 하여금 자부심을 가지고 분석업무를 대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단계별로 어떤 전문능력을 배양하고, 어떻게 발전하고 평가 받을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조직도 임시 방편적인 혹은 일회성 조직이어서는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분석가 뿐만 아니라 조직의 중장기적인 비전 및 로드맵을 명확히 해야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결국은 분석 문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결과를 활용해서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면 무엇부터 개선해야 하는가?

경영자의 마인드부터 바꾸어야 한다. 한 예로 어느 지자체장은 “빅데이터, 분석 좀 해 보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한다고 한다. CEO가 회의에서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은 밤새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분석가의 몸값이 치솟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임시 방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이런 현상은 또 다른 병목현상을 만들어 쏠림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 즉, 분석을 문화로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거창하게 얘기할 것이 아니라 경영층에서 분석 결과를 요구하고 분석 기반의 의사결정을 시도하고 또한 적절한 보상을 한다면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런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분석 문화 구축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된다면 분석 업무를 담당한 사람의 자세도 달라질 것이다.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보다 심혈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또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산으로 승격시킬 준비를 할 것이다.

분석 문화 구축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스템, 모형, 분석가들에서 많은 관심과 지속적인 변화관리를 한다면 결코 달성하기 어려운 일도 아닌 것이다.

황달준 그린인사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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