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지하철 등 몰카범죄 기승...해외 음란사이트로 퍼져 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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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뉴스 영상 캡쳐
대학생 A(22·여)씨는 지난 5월 수도권의 한 대학교 여자화장실에서 목격한 몰카범(?)만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하다.

용무를 보려고 화장실 빈칸에 들어가 바지를 벗으려는데 누군가 칸막이 아래로 스마트폰을 들이밀면서 자신을 찍으려고 했기 때문.

화들짝 놀란 A씨는 즉시 화장실 밖으로 나와 황급히 소리를 질러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해당 남성을 붙잡아 조사한 결과 같은 대학에 다니던 남학생이었던 것.

A씨는 “순간적으로 성범죄를 당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극도의 공포에 빠졌었다”며 “나도 모르게 찍힌 동영상이 음란사이트에 올라갈 뻔 했다는 생각을 하니까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워터파크에서 여성들을 노린 몰래카메라 범죄가 발생하면서 지하철이나 백화점 등 다중시설이나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여성들이 몰카 공포에 떨고 있다.

26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에서 적발된 몰카범죄 건수는 2012년 484건, 2013년 768건, 2014년 982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 들어 7월까지 462건이 적발됐다.

최근에는 IT기술의 진화로 초경량 몰카들이 등장해 안경이나 시계, 볼펜 등 생활용품에 장착되면서 더욱 적발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취재진이 국내 디지털기기 판매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몰카들을 확인한 결과 HD급 고화질 제품의 몰카들이 약 10만∼60만원대까지 싼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특히 이같은 장비를 활용해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찍은 동영상들이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를 통해 퍼지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몰카범들이 적발돼도 벌금형을 받는 것으로 처벌이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몰카 범죄가 극성을 부리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 몰카를 찍으려다 적발되면 처벌수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종대기자/pjd3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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