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중·고교 개보수 요청에...경기도 "초등학교만 하겠다" 입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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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3+3 조찬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노민규기자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해묵은 갈등을 풀고 협력 관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학교의 낡은 화장실을 고쳐주는 사업을 놓고 또 한번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에 내년도 교육협력사업 예산 지원을 요청하면서 초중고등학교 화장실을 개보수해달라고 요구해서다.

경기도는 초등학교 화장실부터 고쳐줘야 한다는 남 지사의 의중에 따라 예산 지원 대상 범위를 초등학교로 국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 지사와 이 교육감이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경기도와 도교육청의 신(新)밀월관계에 화장실이 복병으로 등장한 셈이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내년도에 공립 초중고 136개교의 화장실 개보수 사업을 벌이겠다며 교육협력사업 예산 183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의 시설 개보수를 요청한 것”이라며 “시설 개보수가 시급한 학교를 선정해 경기도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교육협력사업중 화장실 개보수 사업에 150억원을 지원하기로 잠정 결정했지만, 중·고등학교에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해 도에서 예산을 편성한 목적도 초등학교 화장실 개보수만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중·고등학교 비용까지 지불해달라고 하는 것은 도교육청이 연정을 핑계로 학교 화장실 개보수를 도청으로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와 도교육청은 지난해도 똑같은 문제로 예산 사용처를 둘러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남 지사는 288억원을 초등학교 화장실 개보수 예산 지원 결정을 했지만 ▶학교급식시설 사업 211억원 ▶학교시설 개선 사업 77억원으로 사용처가 바뀌면서 도교육청으로 넘어간 경기도 예산이 엉뚱한 곳에 쓰여졌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14일 100억원의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추가로 확보해 58개 초등학교 재래식변기(화변기)를 개보수하기로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이복진기자/bo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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