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뚫어 소량씩 450만리터 훔쳐...바지사장 자수로 덜미

1011453_946364_4335.jpg
▲ 박씨 일당이 범행을 위해 임차한 주유소에 뚫어놓은 땅굴. 연합

[중부일보·JTBC 공동보도]

송유관 근처에서 영업하는 주유소를 빌려 땅굴을 판 뒤 수십억원 상당의 기름을 훔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특수절도·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박모(48)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이모(49)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용인과 평택, 경북 김천, 충북 청주 등 전국 7곳에서 송유관을 뚫어 81억원 상당의 기름 450만ℓ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리 송유관이 지나는 곳을 파악해 인근에 장사하는 주유소를 빌려 보일러실이나 숙직실 지하에 땅굴을 팠다.

주유소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위장 영업했으며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알리지도 않을 만큼 은밀히 진행했다.

1011453_946367_4558.jpg
▲ 도유시설 설치된 송유관. 연합
땅굴을 파는 작업은 주로 밤에 지하에서 특수 제작한 짧은 삽을 이용해 파거나 폭발방지 연결관을 자체 제작해 좁은 땅굴 속에서 벌였다.

이들이 판 땅굴은 깊이 2.5m, 길이만 10∼50m에 달했다.

이들은 한 번에 대량으로 기름을 훔치면 대한송유관공사 유압관리시스템에 적발된다는 사실을 알고 소량의 기름을 수시로 훔쳤다.

지난해 1월에는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주유소 바지사장 역할을 하던 정모(47)씨가 검찰에 위장 자수했다.

훔친 기름은 위장 영업 중인 주유소에서 팔거나 도매상격인 저유소에 제값을 받고 판매했다.

박종대·백창현기자/pjd30@joongboo.com

영상=류준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