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60대 남성 '발길질'…미국 대륙횡단 시도 '히치봇'도 테러

 일본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페퍼'가 한취객에 화풀이성 공격을 당하는 등 사람의 친구로 개발된 인간형 로봇이 테러를 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9일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지난 6일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시에 있는 통신업체 소프트뱅크 매장에서한 60대 남성이 인간형 로봇 '페퍼'를 발로 차는 등 폭력을 가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시카와 기이치라는 이름의 이 60세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매장에 있던 페퍼에 발길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격을 당한 페퍼는 소프트뱅크 매장에서 손님을 응대하기 위해 배치된 '로봇 직원'이었다. 실랑이 당사자인 '인간 점원' 대신 로봇이 공격을 당한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지난 6월 출시한 '페퍼'는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인간의 감정을 인식해 반응하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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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페퍼'가 지난 6월 18일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손을 번쩍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페퍼는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 키에 머리와 두 팔, 손가락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 상태를 분석, 감정을 판단해 대화를 나누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등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19만8천엔(196만원 가량·세금 별도)에 팔리고 있는 페퍼는 독거노인 곁에서 약먹을 시간을 알려주거나 몸의 이상을 감지하고, 매장에서 고객의 주문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인간을 돕는 기능도 갖췄다.

 인간형 로봇이 당한 수난은 페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캐나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히치봇'은 인간의 도움을 받아 미국 횡단에 도전하던 도중 필라델피아에서 테러를 당해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히치봇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로 된 머리에 양손에 노란 장갑을 끼고, 두 다리에는 노란 부츠를 신은 모습을 하고 있다. 내장된 컴퓨터로 사람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는 등 여정을 기록할 수 있지만 스스로 움직일수는 없다.

 히치하이킹 등 사람들의 도움으로 캐나다와 유럽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히치봇'은 지난 7월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주를 출발, 서부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여정을시작해 화제를 모았으나 누군가의 테러로 여행을 접어야 했다.

 히치봇은 여행을 통해 인간과 로봇 사이의 소통과 신뢰에 대한 질문을 던졌지만, 안타까운 해답을 얻은 셈이다.

 구글에 인수된 군용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는 지난해 인간형은 아니지만 네발로 기어 흡사 개처럼 보이는 로봇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사람이 로봇을 발로 차는 장면을 포함시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 "로봇이긴 하지만 발로 차지는 마라","소름끼친다" 등의 반응을 보였으며 상당수는 동물권익단체인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에 불만을 접수해 PETA에서 별도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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