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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뮤지엄(Eco-museum)은 지붕없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지역고유의 자연환경, 문화유산, 생활방식 등 눈으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대상이 되기에 그 컬렉션은 무궁무진하고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는 방방곡곡 어디든 에코뮤지엄이 가능하다.

지난 13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수도권지역의 지질유산 80곳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전국 지질유산에 대해 2015년 충청권, 2016년 전라권(제주 포함), 2017년 경상권, 2018년 강원권 순서로 가치등급을 부여하고, 환경부에서는 발굴된 지질유산을 지질공원 인증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1~2등급에 대해서는 보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질유산에 대한 평가기준은 가치분야와 보전·관리분야로 나뉘는데, 가치분야는 학술·교육, 경관, 역사·문화, 본질, 기능, 경제적 가치 등 6개, 보전·관리분야는 접근성, 편의 및 자원보호시설, 보존현황 등 3개로 총9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이번 수도권 지질유산 80개에 대한 평가결과 세계적 보호가치가 있는 1등급은 9곳, 국가적 보호가치가 있는 2등급 9곳, 국가지정 관리대상 3등급은 45곳, 관리목록 등록대상인 4등급은 17곳으로 분류됐다.

‘연천 동이리 주상절리’, ‘재인폭포’,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포천 아트밸리’, ‘북한산국립공원 백운대’, ‘인천 선재도 측도’, ‘인천 드무리 해변’,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 ‘안산 탄도’가 1등급을 받았는데, 경기만 에코뮤지엄을 꿈꾸고 있는 경기창작센터는 1억년전 공룡들이 뛰어놀던 놀이터, 경기만 해안지대를 주목하고 있다.

화성 공룡알 화석산지는 중동건설 붐 이후 남아도는 장비활용을 위해 1994년 완공한 시화방조제 내면 간척지 조사 중 중생대 백악기 공룡알과 식물화석 등이 발견된 곳이다. 2000년 3월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되었는데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집단적 공룡알 화석산지다. 이웃한 안산 탄도에는 대부광산 퇴적암층(경기도 기념물 제194호)이 있는데, 1999년 암석채취 중 7천만년 전후인 중생대 백악기 후기의 초식공룡 케리니키리움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총23개의 공룡발자국과 식물화석 클라도플레비스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같이 1등급을 받은 측도와 드무리 해변도 행정구역상 인천에 속하지만 각각 대부도와 연육된 선재도 서쪽,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측도는 밀물 때는 선재도와 떨어지고 썰물 때는 다시 이어지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며, 드무리 해변은 크고 작은 섬들을 물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측도와 같이 신비한 자연의 섭리를 경험할 수 있는 제부도, 누에섬, 목섬 등이 대부도 앞바다에 있다.

경기만 해안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다각형 돌기둥의 주상절리 풍경이 이곳이 공룡의 놀이터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신이 창조한 예술품-경기만 석양 아래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고 있으면, 공룡들이 뛰노는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지금은 공룡 대신 또 다른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사람들도 함께하고 있다. 이곳을 예술적으로 잘 가꾸고 지키는 것이 미래를 위한 우리의 임무가 아닐까.

서정문 경기창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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