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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전남 순천 출생, 1973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가벼운 빗방울’ ‘불타는 얼음’ ‘영혼의 눈’ 등 15권과 일본어·중국어 시집, 활판시선집 ‘그늘’ 등, 한국시인협회상·한국예술상·펜문학상·영랑시문학상 등 수상, 현재 목포대학교 명예교수.



오직 적막

허형만

한 생애가 텅 빈 항아리 같다



폭풍처럼 몰아치던 파도도 고요해지고

창문에 반짝반짝 별빛을 매달고 달리던

야간열차의 기적소리도 아스라이 잦아지고

나의 한 생애여, 이제는

오직 적막

한때는 부글부글 들끓음으로 가득 찼으나

한때는 한기 돋는 소소리바람에도 출렁거렸으나

나의 한 생애여,

이제는

오직 적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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