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바람을 피운 남성 2명을 상대로 남편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면 1명을 상대로 냈을 때보다 위자료를 배로 받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가사3부(이승영 부장판사)는 A씨가 아내와 바람을 피운 남성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1심을 깨고 위자료를 1천만원으로 낮췄다고 5일 밝혔다.

 아파트 부녀회 활동을 하던 A씨 아내는 7년 전 동대표인 C씨를 만나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C씨와 1년여간 만나던 아내는 다시 새로운 남성인 B씨를 만나 사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사실이 B씨의 아내에게 발각됐다. B씨의 아내는 두 사람에게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이 모든 사실을 A씨에게 알렸다.

 A씨는 아내가 B씨뿐 아니라 이전에 C씨와도 바람을 피웠음을 알게 됐다. A씨가 이를 추궁하자 아내는 부정행위를 시인하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A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 및 친권자 소송을 내 승소했고 B씨와 C씨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와 C씨가 A씨와 아내 사이의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위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각각 위자료 2천만원씩 A씨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C씨는 항소하지 않고 이 판결에 따라 2천만원을 A씨에게 줬다.

 그러나 B씨는 "원고의 아내와 간통행위를 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설령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해도 이로 인해 원고 부부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B씨가 간통을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해도 원고의 아내와 연인관계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는 민법상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며 혼인 파탄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우자 일방의 부정한 행위로 혼인이 파탄된 경우 그 주된 책임은 해당배우자에게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정행위 상대방의 책임은 부차적이다"라며배상액의 범위를 좁혔다.

 이어 "아내와 B씨, C씨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데, 원고가 주된 책임이 있는 아내에게는 아무런 손해배상책임을 묻지 않았고 C씨에게 이미 2천만원을 받은 점을 종합하면 B씨의 배상액은 1천만원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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