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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슈퍼배드’ 시리즈로 전 세계에서 15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달성하며 단번에 디즈니 픽사와 드림웍스를 위협하는 신흥 제작사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미니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니언즈’로 흥행을 이어갔다. 북미에서는 ‘미니언즈’가 개봉 첫 주 주말에 1억1천만 달러의 흥행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같은 결과는 픽사의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며 전 세계에서 ‘슈렉3’가 기록한 1억2천만 달러에 이어 역대 애니메이션 오프닝 스코어 2위에 해당한다.

‘미니언즈’에는 겉으로는 사악함을 열망하지만, 내면은 선한 ‘미니언’들이 등장한다.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태초에 미니언이 있었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슈퍼 악당만을 보스로 섬겨오는데, 의도치 않은 치명적 실수로 인해 보스들과 이별하게 돼 충성할 주인이 없어지자 우울증에 빠진다. 이런 미니언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한 리더 ‘케빈’은 자유로운 영혼 ‘스튜어트’와 무한 긍정 ‘밥’과 함께 ‘슈퍼배드 원정대’를 결성해 새로운 보스를 찾아 나선다. 그러다 세계 악당 챔피언십에 참석해 최초의 여성 슈퍼 악당 ‘스칼렛(산드라 블록)’을 보고 첫눈에 홀딱 반한 이들은 일생일대의 위기가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스칼렛의 특급 미션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왕관 훔치기’를 넙죽 받는다. 이후 흥미진진하고 위험천만한 모험이 펼쳐진다.

이 영화에는 산드라 블록, 존 햄, 마이클 키튼 등 화려한 해외 스타들의 더빙에 참여했는데, 한국어 더빙 판에서는 국민스타 차승원이 내레이터로 참여했다.

이 영화에서는 비틀즈부터 지미 헨드릭스, 롤링스톤즈, 더 후까지 1960년대 최고 록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20세기 최고의 아티스트인 비틀즈의 ‘Got to Get You Into My Life’를 시작으로 지미 헨드릭스의 ‘Purple Haze’, 더 터틀스의 ‘Happy Together’, 더 후의 ‘My Generation’ 등 최고의 명곡들을 영화의 주요 장면에 삽입해 극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편 1960년대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훌륭히 재현한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출을 맡은 피에르와 카일 감독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이 1960년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길 바라며 장면 곳곳 디테일에 집중했다고 한다. 일명 ‘피터팬 칼라’라고 불리는 당시 핫 아이템이었던 청색을 미니언들의 유니폼으로 지정해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여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유행했던 자동차와 이층버스, 폭 좁은 칼라깃 정장, 슬림한 일자바지, 부츠, 그리고 앞머리를 내린 헤어스타일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비틀즈의 모즈룩을 캐릭터 속에 그대로 재현했다. 이 작품은 이전 세대 관객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 이후의 세대에게는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다양한 재미를 고루 선사한다.

박병두 시나리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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