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여론조사에 골머리…여론조사 신뢰도 의문도

  내년 4월 치러질 20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주자들이 실제 경선 전에 이뤄지는 지지율 조사에 목을 매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당내 공천에서 여론조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지지율 조사부터 기선 제압을 위한 눈치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조사기관별로 그리고 조사 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널뛰기' 하는 경우가적지 않아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TK(대구·경북) 지역의 새누리당 한 현역 의원은 최근 지역민과 당원들에게 지역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에 꼭 응답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면서 "00지역 발전을 위해힘있는 국회의원 000이 꼭 필요하다"는 문구를 넣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최근 청와대발(發) 'TK (대구·경북) 물갈이론'이 나온데다, 당내 경선이 본선보다 더 힘든 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초반 지지도 조사 결과 하나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여당 재선 의원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에서 3선까지 했다가 다시 여의도입성을 노리는 '올드보이'의 지지율 때문에 요즘 심기가 편치 않다.

 7∼8월 지역 언론에서 처음 여론조사를 했을 때만 해도 자신과 지지도 격차가 30%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지만 2∼3달 사이에 15% 포인트 안팎까지 따라잡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단 1∼2주 만에 지지도가 10% 가까이 오른 경우도 있었다"며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수치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정치신인들은 여론조사에서 경력을 2개만 소개하도록 한 부분도 고민이다. 지역구마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경력이 달라 어떤 경력을 여론조사에 내세울지 별도의 수요조사를 하기도 한다.

 지명도가 약한 정치신인들 사이에는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000 출신 홍길동씨를 아십니까'라고 묻는 인지도 조사가 일종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여론조사의 신뢰성도 매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최근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의 지지율이춤을 추는 등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11월 둘째 주(10~12일)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10%) 결과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5%로, 박원순 서울시장(26%), 안철수 전 공동대표(14%)에 뒤진 것은 물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9%)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광주타임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1~14일 전남 6개 선거구 유권자 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21.0%로, 박 시장(22.1%)과 오차범위 내 2위였다. 문 대표 스스로 "저도 종잡을 수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한 초선 의원은 "전화 여론조사는 젊은 층의 응답률이 크게 떨어져 출마자 중에는 실제로는 60대이면서도 여론조사에는 30대로 응답하라고 부추겨결과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17~18대 한나라당 의원을 지냈고, 20대 총선에서 강남갑에 도전하는 이종구 전 의원은 "강남은 여론조사 응답률이 10%도 안 된다고들 한다"며 "지역에서 지명도는 떨어지지 않지만 응답률이 굉장히 낮은 부분은 고민"이라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떴다방식 ARS 조사를 하는 곳도 있고 가중치나 표본이 과학적으로 여론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려운 조사들도 있다"며 "엉터리로 진행되고 왜곡, 악용되는 여론조사는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욱 배제대 정치언론학부 교수는 "특히 요즘은 여론조사 응답률이 워낙 낮고 조사방법에 따라 오차도 클 수밖에 없다"며 "여론조사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정당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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