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고은문학관 2개동 건립" vs 지역문인 "수원작가들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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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에 건립 예정인 고은문학관을 두고 23일 고은재단이 공식 출범을 알린 가운데, 지역 문인협회가 본격적인 반대에 나서는 등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고은재단과 수원문인협회에 따르면 재단은 이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는 고은 시인이 2013년 장안구 상광교동으로 이주한지 2년, 고은재단서립위원회가 2014년 7월 재단 설립을 추진한지 1년4개월 만이다. 고은문학관은 장안 한옥마을 내 총 두 동으로, 고은 시인의 문학적 정신이 담긴 공간과 시인이 집필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각각 자리를 잡을 계획이다.

이에 재단은 기업 후원금을 비롯, 개인 후원금, 찬조금, 기부금 등 민간재원을 거둬 건축한다는 계획이다.

권영빈 고은재단설립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분들이 고은문학관 건립에 동참할 뜻을 밝혀왔으며 예산문제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단이 모은 후원금으로 건립이 된다는 보장이 없어, 예산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시가 나서 시민들의 혈세 투입이나, 직접 기업 후원금 유치에 나설 수 의견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수원을 고향으로 순수하게 수원 문학 발전을 위해서만 집필 활동을 해 온 작가들이 느낄 소외감도 알아줘야 한다는 주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가 마련해 준 ‘문학인의집’의 경우 한옥마을 내 들어설 고은문학관 면적의 5분의 1수준으로, 이후 시의 지원 없이 직원 월급을 회원들이 모아서 내는 실정이다.

박병두 수원문인협회장은 “‘문학인의 집’도 겨우 마련해주고 특별한 지원이 없는 실정에, 고은문학관 건립 후원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시와 시민들이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라며 “반대만을 위한 반대가 아니다, 고은문학관 두 동 중 한동을 수원시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모인 문학관으로 만들면 수원문학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고은 시인은 짧은 말로 “함께 갑시다”라고 답했다.

선명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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