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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보기가 겁나는 세상이다. 자고나면 흉폭한 칼부림과 묻지마 살인 소식이 들려온다.

얼마 전 수원의 한 PC방에서 정신병력자가 주변에 있던 손님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기 없는 살인. ‘묻지마 살인’의 전형이다. 피해자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변을 당해야만 했다. 금요일 오후 넉넉하게 주말을 맞이하던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화를 입은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그 누구도 ‘나는 안전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언제 어디서 무슨 끔찍한 일을 당할지 모를 일이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해자 중 대부분이 사회적 외톨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년 실업 등 경기 불황으로 자신감을 잃고 방안에 은둔하던 사람들이 욕구 불만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묻지 마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쟁주의적 사회에서 낙오한 은둔형 외톨이들이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적인 심정에서 묻지마식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외톨이가 한 둘이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사회가 아직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201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 안전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9%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2년 37.3%에 비해 13.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안전하다는 응답은 2012년 13.7%에서 4.2%포인트 하락한 9.5%였다. 이런 조사결과가 나온 까닭은 성범죄,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일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건 이후 시설물붕괴와 시설물붕괴에 따른 인재(人災)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범죄에 대한 불안은 줄어들지 않았다.

끔찍한 묻지마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율적인 관리와 대응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도대체 우리 사회에 은둔형 외톨이가 몇 명이나 되는지, 체계적인 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 사회적 외톨이들이 ‘묻지 마 범죄’로 나가는 길목을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최소한 국민들이 날벼락같은 변은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

엄득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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