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경률 | 앨피
“양사(兩司)를 파하고 언로(言路)를 다시 여소서” 중종 10년(1515) ‘신출내기 언관’ 조광조는 왜 사헌부와 사간원의 대간을 전원 파직하고 ‘언로’를 다시 열라고 청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제목인 ‘조선을 만든 위험한 말들’이란, 지금으로부터 딱 500년 전 조광조가 목숨을 바쳐 열려고 한 ‘언로’를 뜻한다.
‘언로’란 무엇인가. 자신의 안위를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비판해 나라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그 대가는 가혹했다. 4년 후 중종은 거침없는 언로의 상징이던 조광조를 죽였다. 이것이 기묘사화이다. 저자는 50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쌓아 올린 조선 왕조의 저력이 바로 ‘언로’였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말할 자유’를 위해 역대 조선의 왕들과 선비 관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 ‘도덕의 나라’라는 갑갑해 보이는 타이틀에 얼마나 심오한 통치 철학이 담겨 있는지 펼쳐 보인다. 값 1만4천800원.
김동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