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선후배 대결...당내 경선에서 종친간 경쟁도

 '여의도'에 입성하려면 친구·선후배와 정(情)도 잠시 접어 둘 수밖에 없다.

 4월 실시되는 20대 총선에서도 친구, 학교 선·후배, 직장 동료, 종친 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얄궂은 인연'들이 적지 않다.

 ◇ 학교 친구·선후배 '적'으로 만난다

 경남 진주 갑·을 두 선거구는 지역의 명문 진주고등학교 출신 인사들의 각축장이다.

 진주갑에 새누리당 후보로 예비후보 등록한 박대출 의원(55), 최구식(55) 전 경남도 서부부지사, 정인철(54) 전 청와대 기획관리관이 모두 진주고 동문이다. 최 전부지사가 48회, 박 의원이 49회, 정 전 기획관리관이 50회 졸업생이다.

 옆 진주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재경(54·새누리당) 의원과 김영호(54·새누리당) 전 감사원 사무총장은 진주고 50회 졸업 동기생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 선거구 역시 마산고 동문끼리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이 선거구 예비후보 5명 가운데 3명이 마산고 선·후배다. 4선 도전을 선언한 안홍준(65) 의원이 27회, 류명렬(56)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가 37회, 윤한홍(53)전 경남 행정부지사가 40회 졸업생이다.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대구 수성갑의 새누리당 김문수(64) 전 경기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58) 전 의원은 경북고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김 전 지사는 1970년, 김 전 의원은 1975년 경북고를 졸업했다. 197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민주화 투쟁 동지'이기도 하다.

 대구 동구갑에서도 경북고 친구가 맞붙는다. 현역인 류성걸(58·새누리당) 의원과 정종섭(58·새누리당)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이 학교 57회 동기생이다.

 이밖에 부산진구갑에서는 부산고 1년 선후배 사이인 허원제(64) 전 의원과 나성린(63) 현 의원이 당내 경선을 준비 중이다.

  전북 전주 덕진구에서는 전주고 선·후배 사이인 무소속 정동영(62) 전 의원과김성주(52·더불어민주당) 현 의원이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두 후보는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이기도 하다.

 ◇ '넘어야 할 산'이 된 옛 동료·종친

 정미경(50·여·새누리당) 현 의원과 백혜련(48·여·더불어민주당) 변호사는 경기도 수원시을 선거구에서 경쟁자로 만난다.

 2014년 7·30 국회의원 재보선 이후 재대결이다. 당시 정 의원이 백 변호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연은 적지 않다. 모두 고려대 출신으로 사법고시를 1년 간격으로 합격했고, 검사 출신이란 이력도 갖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선거구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경필(52) 변호사와 허용진(57) 변호사도 검사 출신들이다. 특히 강 변호사는 의정부지검장, 허 변호사는 같은 지검 부장검사를 지냈다.

 대구 달서구을 선거구에서는 현재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윤재옥(54) 현 의원과 김용판(58)씨가 등록했다. 둘은 경찰 선후배다. 윤 의원이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고, 김 예비후보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경북 영천 선거구에서도 이만희(52) 전 경기지방경찰청장과 최기문(63) 전 경찰청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경쟁 중이다.

 충북 청주 청원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67) 현 의원과 국민의당 신언관(50) 전 새정치민주연합 충북도당 공동위원장은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경우다.

 이 둘은 2014년 6월 투톱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렀으나, 안철수계인 신 전 위원장이 국민의당으로 옮기면서 경쟁자가 됐다.

 제주시갑 선거구에서는 '집안 경쟁'도 있다. 예비후보 등록을 한 양창윤(59) 새누리당 도당 부위원장과 양치석(58) 전 신공항건설 준비기획단장은 모두 '제주 양씨' 집안이다. 둘은 새누리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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