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난 이슈&사람] 동규가 만난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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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은.

▶1960년생 ▶대구 대건고 졸업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행정대학원 졸업▶미국 시라큐스대 대학원 경제학과 졸업 ▶안양대학교 도시공학 박사 ▶행시 31회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혁신도시기획국장 ▶제17대 대통령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전문위원 ▶국토해양부 주택정책관, 건설정책관, 도로정책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단장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경기도시공사 비상임이사 ▶수원시 제2부시장
이력 몇 개만 훓어도 웬만한 공무원들이 주눅들만하다. 국가균형발전위 혁신도시기획국장, 국토부 주택정책관, 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의 평가는 미팅 전·후가 다르다’―듣던대로다. 화려한 이력에 따른 이미지에 반전(反轉)이 있다. 어눌한 말투에 새어 나오는 투박한 사투리. 솔직함이 묻어있다. 민감한 질문에도 막힘이 없다.

수원시는 발전 기로(岐路)에 서있다. 거대 프로젝트가 산재하다. 양적으로는 전국 기초단체 중 단연 선두다. 질적인 레벨업이 절실하다. 군공항 이전사업은 수원의 미래를 결정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R&D 사이언스파크 조성, 트램 도입 등도 당면과제다. 현안 해결의 중심에 도 부시장이 있다. 수원에 온 이유이기도 하다. ‘중앙정부에서 축적한 국토교통행정 경험을 살려 수원미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한마디(취임사)로 수원 입성의 명분을 대신했다. 역할 의지를 내비친 취임사에 공무원들은 공감했다. 시민들은 환영했다. 변모할 수원의 미래를 기대하는 공감, 기대일 것이다.

염태영 시장과의 행정 코드도 잘 맞는다. 의욕이 넘치는 이유다. ‘공직에 입문했을때의 열정을 느낀다’는 도 부시장. 벌써 수원시 자랑에 여념없다. 철저히 지방 공무원으로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 출신’이란 명찰(名札)은 떼지 않았다. 명찰이 수원의 앞날에 기여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업무보고를 마쳤다. 수원시 공무원들 어떤가.

“놀랐다. 생각만큼 뛰어나다. 사명감도 있고 능력도 우수하다. 잘 트레이닝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앙부처 공무원들 보다 미시적 부분에서 낫다. 중앙 공무원들이 큰틀을 짜고 이론을 따져 보고서를 쓰는 반면, 수원시 공무원들은 구체적 문제점을 보고 보고서를 쓴다고 할까?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수원시) 공무원들, 손색이 없다고 확신했다.”

―염태영 시장과의 코드는 잘 맞는지.

“염 시장은 합리적인 사람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당적만 같다면 차기 도지사감으로 충분하다’는 말을 했다는 것을 지인에게 전해들은 것이 기억난다. 임명 받은지 얼마 안됐지만 보고하고 행사를 다니면서 지켜본 염 시장은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했다. 누리과정 예산집행 때도 놀랐다. 대단히 합리적인 행정이었다. 시민 피해를 줄이고 사람중심의 행정을 하는데 박수를 보낸다. 이같은 부분에서 코드가 잘 맞는다고 본다. 환경부분에는 전문가 이상의 능력을 지닌 시장이다.”

―중앙부처 재임시 업무적으로도 수원과의 인연이 많은데.

“중앙부처에서 수도권 일대 5개 신도시 사업을 총괄했다. 수원 광교신도시, 호매실택지개발지구, 공공기관 이전업무 등으로 수원시와 많은 협의를 했었다. 당시 이재준 전 부시장과 부동산활용방안 등에 대한 업무협의를 했던 기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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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관 업무 중 이슈는 당연히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일텐데. 사업구상은.

“수원 군공항이전 사업은 국방부·공군본부, 수원시, 이전지역 지자체 모두가 동의해야 가능한 사업이다. 상생발전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갈 것이다. 문제점을 최대한 해소해 새로운 군공항을 건설할 것이다. 이전후보지 발표 후 국방부·공군본부, 경기도, 수원시, 이전지역 지자체로 구성된 상설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것이다. 갈등을 해소해 나갈 것이다. 의견수렴이 중요하다.”

―수원 군공항 사업 성공여부는갈등문제 해결에 있다고 보는데.

“맞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군 공항이 비선호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해 이전은 갈등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갈등은 사업일정 차질 등으로 이어진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갈등이 사회발전의 필수조건이 될 수 있다. 혁신과 변화를 가져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 맞다. 갈등관리에 대한 공무원 교육도 강화할 것이다. 군공항 이전부서 과장이 차후 벌어질 상황을 대비, 갈등관리와 관련된 대학원을 다니는 등 직원들도 이같은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발표 시기는?

“총선전에는 어렵다. 국방부가 검토중이겠으나 총선 이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국방부 의지겠지만 총선 이후에는 발표가 가능할 것이다. 늘어지면 대선정국으로 넘어가 또 다시 발표가 늦춰질 수 있다.”

―2011년 리비아 내전당시 항공료 개인보증을 서서 수 백명 교민들을 무사구출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당시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이었다. 공직자로서 당연히 할일을 했다. 전용기 띄우는데 5억6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했다. 정부에는 그런 예산항목 자체가 없었다. 담당국장으로서 교민을 탑승시키는게 최우선 목표였다. 개인보증을 선 이유다. 다행히 238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올 수 있었다.”

―이재준 전 부시장은 교수출신이다. 도 부시장은 행정가다. 시 행정 운영에 차이가 있을듯 하다.

“이 전부시장은 학자다. 이론으로 접근해 마을만들기 사업 등을 잘해낸 것으로 안다. 나는 행정시스템 경험을 많이 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수원시의 각종 현안을 보다 잘 풀수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도시정책 문제나 균형발전 문제, 도시재생문제, 컨벤션센터, 군공항이전 등의 현안을 정부와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다. 예산지원을 충분히 받는 등 원할히 풀어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발휘 하겠다.”

―경기도시공사 비상임이사로 있었는데.

“경기도시공사는 LH의 축소판이다. 택지개발, 각종 주거복지 사업을 하는 것이 닮았다. 터전이 경기도냐, 전국이냐의 차이다. 나름대로 많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한다. 그 시절 좋은 기억이 많다.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과의 인연은 건교부 과장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사장은 토지공사 인사처장이었다. 국토부 인사문제 협의 때 자주 봤던 사람이다. 전 사장인 이재영 사장과는 국토부 같은 국(局)에서 근무했다. 도시공사와 인연이 많은 듯 하다.”

―국토부 기조실장 재임시 술자리 문제에 대한 팩트를 듣고싶다.

“(도 부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틀린 내용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전제했다.) 사실을 말하겠다. 당시 안행부 중앙징계위 조사결과 술자리는 고교동창, 퇴직 10년 이상된 사람, 건설업면허를 3년전에 반납한 전직 건설사대표 등과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연히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직장을 그만둔 사람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기업 법인카드의 사용내역이 없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술자리는 오픈된 일반 카페에서 가졌다. 국토부에서 퇴출된 것이 아니다.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것이다. 퇴직후 정부출연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당시 관련법령에 근거한 인사검증과정을 거쳤다. 수원시 제2부시장 개방임용 절차에서도 경기도 등 관계기관의 비위면직 조회 등이 실시됐고 하자가 없었다. 하지만 공직자로 오해를 산 것은 불찰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을 지니고 있음을 밝히고 싶다. 반드시 일로 보답하겠다.”

5공시절 학생운동을 하기도 했다는 도 부시장. 그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공직을 선택했다’고 했다. “용퇴한 것이 아쉽지 않냐”고 물었다.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공무원은 장·차관을 목표로 일을 하는게 당연하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용퇴 후 박사학위도 취득했고, 수원시에도 왔다. 수원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아쉬움을 달래는 길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문득 생각났다. ‘꿈을 품고 무언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속에 당신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있다.’ 괴테의 말이다.

동규사회부장/dk7fly@joongboo.com

사진=노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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