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산하 공공기관 '25개→13개'...경기연정 실행위원회서 상정

새누리당 경기도지사가 이끄는 경기도와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가 탄생시킨 여야 연합정치(경기연정)의 효과를 확인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마련됐다.

현재 25개 달하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을 통폐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13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안이 경기연정의 최고 의결기구인 경기연정 실행위원회에 상정된 것이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연정실행위는 지난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경기도 산하 24개 공공기관을 13개로 통폐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용역결과를 보고 받았다. 경기도는 5억5천만 원을 들여 엘리오앤컴페니사에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방안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결과를 살펴보면, 경기과학기술진흥원·경기도문화의전당·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경기도청소년수련원·경기영어마을·경기농림진흥재단 등 6개 기관이 폐지 대상에 올랐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경기콘텐츠진흥원·경기테크노파크가 통폐합돼 경기경제산업진흥원으로 신설되고, 경기문화재단·한국도자재단, 경기연구원·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경기복지재단이 통폐합된다. 경기도시공사는 경기평택항만공사와 통폐합돼 경기공사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행정행위가 아닌 정치행위에서 논의가 시작됐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연정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경기도는 최근 몇 년간 일부 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했지만, 경기도의회의 벽에 가로막혀 번번히 실패했던 터라 경기연정이 본사보다 덩치가 커진 계열사의 군살을 뺄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경기도의회 여야 대표의원 등이 서명한 경기연정 합의문에는 산하기관 경영합리화하는 내용이 담겨있고, 경기도의회는 당초 3억5천만 원이었던 용역 예산을 2억 원 더 늘려줬다.

무엇보다 경기연정은 사회통합부지사(전 정무부지사)직을 야당이 차지하고 예산 편성 권한 일부가 도의원에게 넘겨지는 등 권한 배분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정치실험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경기연정이 없었더라면 공공기관 경영합리화는 연구조차 해보기 힘든 영역으로 남게 됐을 것”이라며 “후반기 경기도의회를 이끌 새로운 대표단이 선출되는 오는 6월 말 이전까지 통폐합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경영합리화는 완전히 물건너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연정실행위는 이르면 이번주에 다시 회의를 열어 경영합리화 방안의 처리 방향을 논의한다.

오완석 도의회 더민주 수석부대표(경기연정실행위원)는 “공공성,효과성, 업무의 중복성 등을 감안해 경기도의회 각 상임위원회, 양당 지도부와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라면서 “오는 5월 연정실행위 산하 공기업 합리화 추진단에서 최종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태길 도의회 새누리당 대표(경기연정실행위원)는 “통폐합 및 기능조정 대상에 포함된 기관을 관할하는 상임위와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면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결과에 따라 공공기관 통폐합 조례안을 제·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만구·이복진기자/prime@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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