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체격이 훨씬 작은 여성을 노려 강도질을 한 거구의 20대가 석 달 만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새벽에 길을 가던 여성을 마구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혐의(강도)로 이모(29)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물류회사 특수차량 운전기사인 이씨는 올해 1월7일 오전 3시께 시내 한 치킨집에서 산 치킨을 먹으면서 거처인 고시원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걷던 도중 마주 오던 A(23·여)씨를 발견한 이씨는 갑자기A씨에게 달려들었다. 한 손으로 A씨의 목덜미를 움켜쥔 채 다른 손으로 얼굴 등을 마구 때렸다.

 이씨는 키 185㎝에 몸무게가 130㎏이나 나가는 거구였다. 키가 150㎝ 후반으로 자그마한 A씨는 저항도 못 하고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신음하며 쓰러진 A씨의 스마트폰을 빼앗아 그대로 달아났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이씨의 인상착의를 확보한 경찰은 한 달여 만에 고시원으로 이씨가 들어가는 장면을 확보했다.

 경찰은 고시원을 찾아 이씨의 CCTV 사진을 보여주고 이름 등 인적사항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고시원 측은 "영장을 받아오면 협조하겠다"고 불응했다. 경찰이 법원에서 영장을 받아 다시 고시원을 찾았을 때는 이씨가 달아나고 난 뒤였다.

 경찰은 이씨가 경기 광주의 아버지 집에 은신한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말 그곳을 덮쳤지만 역시 검거는 쉽지 않았다. 거구의 몸으로 이씨가 거세게 저항하는 바람에 강력팀 형사 4명이 달려들어 겨우 체포할 수 있었다.

 조사결과 이씨는 특수절도 등 전과가 10건이 넘었고, 구속 전력은 5번 이상이나됐다.

 침입 절도로 1년간 옥살이를 하다 지난해 출소한 이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아 자신이 쓰려고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가 빼앗은 A씨의 스마트폰은 2012년 출시된 구형이었고, 이씨에게는 이보다 좋은 신형 스마트폰이 2대나 더 있었다.

 거듭된 추궁에 이씨는 "여자만 보면 때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연약해 보이는 여성을 골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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