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천만원 '고액알바' 모집...현혹된 20대 청년 대거 지원
교육 등 거쳐 현금인출 범행...중간관리·환전책 등 34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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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경찰서가 2천명의 피해자에게 전자제품 판매 빙자, 금융기관 사칭 대출, 자녀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사기 등의 범행을 저지를 국제 사기조직의 국내 활동책들을 검거하면서 압수한 물품. 사진=일산경찰서
확인된 피해자만 2천여명에 달하는 국제 사기조직의 국내 활동책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월 1천만 원 고액 알바’라는 조건에 넘어간 20대 청년들은인출책으로 활동, 무더기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일산경찰서는 27일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전자제품 판매 빙자, 금융기관 사칭 대출, 자녀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사기 등의 혐의로 장모(20)씨 등 현금 인출책 12명, 중간관리책 윤모(28)씨, 대포통장 배달기사 김모(30)씨 등 모두 14명을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환전책 김모(55·여)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 등 인출책들은 지난달 17일 대출사기에 속아 피해자가 입금한 8천800만 원을 계좌에서 인출하는 등 지난해 6월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61억5천2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는 1천967명이고, 피해 금액은 11억1천만 원이다.

계좌이체 내역만 드러나고 신원과 피해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아직 많아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자 1천938명은 인터넷 중고나라에서 소액사기(총 7억7천만 원)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액을 뜯긴 피해자들은 대부분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출 사기나 자녀를 납치했다고 속이는 등의 보이스피싱 수법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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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보이스피싱과 인터넷중고나라 사기, 금융기관 사칭 등 직접 사기행각을 벌이고 국내 활동책들을 관리해온 조직 윗선은 중국과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수사망을 피해왔다.

이들에게 범행 지시를 받고 활동해온 국내 인출책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구속된 20대 인출책들은 전과도 없이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다가 ‘고액 알바’에 현혹돼 친구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조직원이 되기 위한 면접까지 봤고 인출 건수마다 수수료를 챙겨 실제로 한 달에 1천만 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이들 청년을 면접보고 교육해 경찰에 검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왔다.

범행에 이용된 대포통장을 유통하는 수법은 ‘007 작전’을 방불케했다. 범행에 이용된 대포통장은 521개에 달했다. 이들은 전국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퀵 배달 업체와 일반 배송료의 3배를 주도록 계약을 따로 맺었다.

기사들이 폐쇄회로(CC) TV나 인적이 드문 가정집 우체통에 대포통장을 두고 가면 조직원들이 이를 몰래 찾아가는 수법을 썼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 수법 등으로 보아 또 다른 사기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범죄에 사용된 계좌 분석 등을 통해 여죄 수사에 집중하면서 피해자들을 확인하는 한편, 해외 체류 중인 범인들에 대한 국제공조수사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허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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