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심야 위주 편성에 수입사가 상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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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실상을 담은 화제의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는 3대 복합상영관 가운데 메가박스에서만 볼 수 없다. 이유가 뭘까.

지난달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애초 개봉 첫주에 CGV 51개관, 롯데시네마 27개관, 메가박스 6개관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영화 수입사 에이리스트엔터테인먼트 측은 개봉 직전 메가박스에서의 상영을 전면 거부했다.

5일 에이리스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당시 메가박스가 이틀간 배정한 6개관 가운데 서울은 단 한 곳(메가박스 신촌)으로 상영 시간대도 오전 8시 한 타임뿐이었다.

이 밖에 메가박스 전주객사 오전 0시 20분, 광주의 콜럼버스 상무 오전 9시, 해운대 오전 9시와 오후 2시10분, 제주 오전 10시20분과 오후 2시40분, 일산 낮 12시15분과 오후 9시 등이었다.

허은도 에이리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메가박스 측에서는 이틀간 사전예매율에 따라 추후 개봉관 확대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예매율이 높을 수 있겠나"라면서 "지방에서는 사전 예매 관객 수도 서울보다 현저히 적다"고 주장했다.

'태양 아래'는 지난 4일까지 여드레간 전국 120개 스크린에서 1만3천420명을 모았다. 영화는 8살 소녀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북한의 거짓 선전 속에 가려진 실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는 소문과 호기심이 퍼지면서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새누리당 20대 국회 비례대표 당선인들이 잇달아 영화를 관람했다. 국방부에서는 장관과 합참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허 대표는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은 화제의 영화를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 그것도 주중에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에만 편성해 상영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메가박스는 "원칙에 따라 상영관을 최대한 배정했고, 영화의 제작규모나 작품성, 흥행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편성했다"며 "영화사 측에서 불만을 품고 영화를 내려달라고 해서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양 아래'와 같은 날 개봉한 다른 영화와 비교했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이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사랑과 음악사이'는 8일간 전국 143개 스크린에서 8천874명이 관람해 '태양 아래'보다 좋은 상영 여건에서도 관객 수는 훨씬 적었다.

메가박스는 개봉 첫날 이 영화에 54개 스크린을 내줬다. 이는 메가박스보다 규모가 큰 CGV(42개)나 롯데시네마(39개)보다도 많은 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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