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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백내장 수술, 알고 보니 '생내장' 수술? "내장 없는 환자에 노안 수술인 것처럼…" <사진=MBC>
'PD수첩' 백내장 수술, 알고 보니 '생내장' 수술? "내장 없는 환자에 노안 수술인 것처럼…"

10일 방송되는 MBC 'PD수첩' 1082회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백내장 수술 실태를 확인하고, 고가의 백내장 수술인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부 안과의사의 의료 윤리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공개된다.

지난달 7일 경기도 성남의 한 지하철역 앞, 화염에 휩싸인 한 남성의 절규가 들려왔다. 자신의 눈 수술이 잘못되었다며 울분을 터트리던 남성은 분신을 하였고,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확인 결과 이 남성은 역 근처 안과의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았던 조규철(가명)씨였다.

운전기사로 일했던 조씨는 접촉사고가 잦아지자 눈에 이상을 느꼈고, 이후 해당 안과의원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술 후 기대했던 바와 달리 눈 상태는 오히려 악화되었고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 등의 부작용에 시달리다 결국 분신까지 시도하게 된 것이었다.

평범한 운전기사였던 한 남성을 분신까지 몰고 간 백내장 수술. 국내 수술 건수 1위인 백내장 수술, 이대로 괜찮은 걸까?

눈 속 수정체가 혼탁해진 상태를 '백내장'이라고 부른다. 환자 상태에 맞춰 진행하는 백내장 치료법은 여러 가지,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백내장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법보다 짧은 시간과 저렴한 비용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는 '인공 수정체 삽입 수술'을 권장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백내장 수술 중 하나인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이 주목받고 있다. 450~7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수술로 백내장 치료는 물론 안경을 쓰지 않고도 노안과 시력 교정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백내장 환자에게 더욱 각광받고 있다.

평소 정기적으로 집 근처 안과 진료를 받았던 김일표(가명)씨. 그는 노안에 불편을 느껴 유명하다는 한 안과의원을 찾았다. 그런데 해당 안과의원에서는 백내장이 있으니 수술을 해야 된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백내장 수술 환자 김일표(가명)는 "백내장이 없었는데 저는 백내장 때문에 간 게 아니고 노안이 조금 있어서 갔는데 백내장이 있다고. (의사가) 이 수술하면 노안도 치료되고 아주 좋다고. (중략) 제발 멀쩡한 사람은 눈에 수정체를 빼면 안 됩니다. 이 사람은 의사가 아닙니다, 사람들 눈에서 수정체를 빼는 사기꾼입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해당 안과의원에서 수술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하루 만에 양안 수술을 진행했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현재 김씨는 급격한 시력저하, 복시 등의 부작용을 겪으며 일상생활은 물론 생업까지 위협받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취재 결과, 일부 안과의원에서 무분별하게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권유하는 현장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일부 안과의원에 문제를 제기한 현직 안과의사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직 안과의사는 "안과 의사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전부터 저희들끼리는 생내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습니다. (중략) 다초점 인공 수정체 렌즈를 사용한 고가의 백내장 수술을, 일부 병원에서 백내장이 없는 환자에게 노안 수술인 것처럼 생눈에 수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백내장이 없거나 백내장 초기 환자의 눈을 수술하는 것을 '생내장' 수술이라 칭하며, 일부 안과의원에서 암암리에 '생내장'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도대체 일부 안과의원에서는 왜 백내장이 없는 환자에게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부추기는 것일까?

고가의 수술인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은 그 비용만 (양안 기준) 최소 450만 원에서 많게는 700만 원. 한 번의 수술로 백내장 치료와 노안‧시력 교정이 가능하기에 각광받고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렇게 값비싼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이 성행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백내장 수술을 부추기는 일부 안과의원에서는 백내장 진단 시, 환자들에게 실손 보험 가입 여부 확인하고 있었는데이는 실손 보험을 악용해 백내장 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까지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일부 의원에서는 보험 상담 직원을 상주시켜 환자에게 보험 설계 및 가입까지 안내한 후,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권하고 있어 더욱 충격을 안겨줬다. 결국 고가의 수술인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술'을 고소득을 창출하는 수익 창구로 이용한 것이다. 오늘(10일) 밤 11시 10분 방송. 홍지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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