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서 나오자 눈 뜨고 간호사 손가락 꽉 잡아

'하늘이 살린 아기.'

아이를 낳으려고 병원으로 향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만삭의 임신부에게서 극적으로 태어난 아기가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미국 언론매체들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미주리 주 케이프 지라드에서 만삭의 새러 아일러(26)는 지난 11일 오전 8시께 진통을 느껴 남편 매트 라이더(34)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던 중 갑자기 트레일러가 덮치는 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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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로 숨진 임신부 새러 아일러(좌)-제왕절개 수술로 극적 소생한 `기적의 아기'. 연합
 
이 사고로 부부가 탄 차는 중앙선을 넘었고, 부부는 차에서 튕겨 나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만삭인 아일러에게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그 자리에서 숨졌다.

아일러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의료진은 긴급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일러의 배 속에 있던 신생아를 구해냈다. 신생아는 여자 아기로 4파운드 15온스(2.23㎏)에 불과해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가 이틀 후 세상 밖으로 나왔다.

매디슨이라는 이름의 이 아기의 이모는 "매디슨이 인큐베이터에서 나왔을 때 눈을 떴으며 간호사의 손가락을 꽉 쥐고 있었다"면서 "엄마는 아기를 보고 그저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아기의 외할머니 패트리샤 나이트는 "인생이 구만리 같은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나 너무 슬프다"면서 "새로 태어난 아기가 엄마 없이 어떻게 살아갈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의료진은 "엄마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바람에 배 속에 있던 아기가 산소가 부족해 뇌에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기는 현재 외형적으로는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기의 아빠 라이더는 중상을 입어 세인트루이스 병원에 헬기로 수송됐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일러 가족들은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상에 사연과 함께 'gofundme.com'을 개설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로부터 성금이 답지해 사흘간 4천200달러(490만 원)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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