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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의 도서·벽지와 문화소외 청소년들이 광명시 초청으로 광명동굴과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을 보러 오고 있다. 특히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고 있는 라스코동굴벽화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교육·문화적가치가 높은 전시회여서 이들 청소년들을 위한 소중한 문화 나눔 행사가 되고 있다.

전국 도서·벽지와 조손가정·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장애인·북한이탈청소년 등 문화 소외 청소년들은 광명동굴과 라스코동굴벽화전을 관람하고 싶어도 여건상 올 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서 광명시는 문화격차 해소차원에서 지난 4월16일 라스코동굴벽화전 개막식 후 이 초청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에는 국민 성금이 많이 답지하고 있으며, 한국계 입양아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장관과 영화배우 김규리 씨도 홍보대사를 맡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5월1일에는 전남 영암과 해남, 경남 함양의 아동양육시설 초등학생 50여 명이 1박2일로 초청돼 첫 결실을 맺었다. 광명동굴과 라스코동굴벽화전 그리고 이케아,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인 오리 이원익 정승을 기리는 오리서원과 충현박물관, SBS방송국을 견학하고 돌아갔다. 며칠 뒤 함양의 초등학생들이 감사의 편지를 보내와 보람을 느꼈다.

“함양에서 광명까지 가느라 힘들었지만 정말 간 보람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느껴져요. 라스코 동굴벽화를 보면서 진짜 신기하고 가장 인상 깊었어요.”

“라스코동굴벽화를 보고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그림도 배우지 않았는데 너무 잘 그린 것이 놀랍고 신기했으며 동굴도 너무 좋았어요.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라스코동굴벽화전이 열리는 9월4일까지 충남 논산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 인천 옹진의 섬 어린이, 전남 완도의 낙도 분교생 등 전국의 수많은 문화소외 청소년들이 초청돼 올 것이다. 참가신청도 8월10일까지 받을 계획이다.

이번 초청사업은 경제·사회·지리적 제약 등으로 의미 있는 문화를 향유하지 못하는 전국의 도서·벽지 문화소외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교육· 문화적 체험기회를 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꿈과 희망을 주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말하자면 문화민주화 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인 셈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빈부격차나 양극화 해소를 위해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정치적 의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의 성취만으로 국민의 행복지수가 향상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며 경제규모가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2016년 UN이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행복지수는 157개국 중 58위에 머물고 있다.

이제는 문화의 눈으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시대가 돼야 한다. 문화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써 물질만으로 채울 수 없는 정신적인 풍요로움 등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일반국민의 문화 접근성을 강화하고 국민 누구도 문화로부터 소외받지 않도록 하는 문화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문화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 지역의 문화진흥과 시민의 문화향유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시책들을 적극 발굴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광명시 초청사업이 대한민국 문화민주화에 새로운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

양기대 광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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