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09168881.JPG

구강에 궤양이 생기면 식사 시 통증이 있으며 심한 경우 대화도 어려울 수 있다. 혀나 볼 점막, 입천장, 입술 등에 발생하는 궤양은 구내염 같은 염증성 증상이 가장 많으며 1~2주일 정도 지나면 심한 동통이 사라지고 궤양도 없어지지만 3주 정도가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궤양은 단순한 염증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구강 내 점막에 백색을 띠는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을 백반증이라고 하는데, 백반증이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전암 병소이거나 초기 구강암일 수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구강암을 일으키는 병인과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흡연이 가장 잘 알려진 발암인자이다. 구강암 환자의 약 90%가 흡연과 연관이 있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2~4배 이상 높다. 또한 이는 흡연량과 흡연 기간에 비례한다. 따라서 흡연을 중지하면 암 발생률도 줄어든다. 음주도 암 발생 인자로 작용하며 흡연과 함께 과도한 음주를 하는 사람은 이 두 가지 위험 인자가 구강암의 발생에 상승 효과를 가져와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6~15배의 높은 구강암 발생률을 보인다. 이외에도 비타민 결핍이나 철 결핍성 빈혈, 자외선, 불결한 구강 및 치아 위생 등이 구강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강암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에는 조직검사,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 명영상, 위내시경검사 또는 식도조영촬영술,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등이 있다. 조직검사 시에 구강암은 육안으로 잘 보이기 때문에 복잡한 내시경 검사를 통하지 않고, 국소마취 하에 입 안에서 의심되는 부위를 조금 떼어내 현미경적 진단을 한 후 최종적으로 구강암으로 진단한다. 시행한 검사를 바탕으로 병기(암의 심한 정도)를 결정하고 치료 방침을 세우게 된다.

구강암 치료 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많은 환자들에게서 동반된 내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다. 종종 지나친 음주로 인한 간질환이 있을 수 있고, 만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통증과 종양 자체로 인한 불충분한 식이 섭취로 영양 결핍이나 체중 감소가 동반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전신 상태를 주의 깊게 검사해야 하며, 영양, 간호, 언어 등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다각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구강암의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등이 있다. 종양의 크기에 따라 T1-2(종양 1, 2 단계) 시기는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 단독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기능 및 미용적 측면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T3-4(종양 3, 4단계) 시기는 수술과 방사선치료가 모두 필요하다. 대개 수술을 먼저 시행하고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수술은 구강 내의 암 부위를 절제하고 필요한 경우 목의 림프절을 제거하거나 구강 내 재건술을 시행해 기능 및 외형을 회복시켜주게 된다. 종양의 크기에 따라 부분 절제술과 전체 절제술로 나뉘게 되며 종양이 하악골을 침범했을 경우에는 하악골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게 된다. 단독 항암화학요법은 일차 치료 방법으로는 잘 시행되지 않는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서 보조적 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이 시행하거나 피막 외 파급(extracapsular spread)이 있는 경부 림프절 전이처럼 진행된 경우에 수술 이후에 방사선치료와 동시에 추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구강암의 치료는 아주 초기를 제외하고 둘 또는 셋을 함께 하는 병합 치료를 시행하며 치료 후 보철, 언어 치료 등이 필요하기도 하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흡연, 잘못된 음주 습관 등의 위험 인자들을 피해야하고 아울러 식습관 또한 강조되고 있으며 과일과 녹황색 야채, 비타민 A, C, E 등의 섭취가 구강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닳아지고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는 구강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박일석 한림의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