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왕자 동현이와 발랄공주 혜승이의 엄마’ 지난해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꿈고래놀이터 부모협동조합’(꿈고래협동조합) 임신화(42) 이사장의 명함에 새겨진 문구다.

올해로 12살인 동현이와 10살 혜승이는 모두 자폐1급인 발달장애 아동이다.

임 이사장은 장애아 부모로서 내 아이가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2월 20여 명의 조합원과 함께 꿈고래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아이가 장애를 지녔다고 해서 부모의 꿈이 꺾이지 않았으면 한다.” 임신화 이사장이 설명하는 꿈고래협동조합의 설립 정신이다.

화성시 봉담읍 시청로 1405―9에 위치한 꿈고래협동조합은 발달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언어·인지·감각통합·미술·놀이·그룹 등 치료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시설이용비는 사설 치료실보다 훨씬 저렴한 월 3만6천 원 수준이다.

“비장애 아동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가잖아요. 장애 아동들은 학원 대신 모두 치료실을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설치료실은 보통 수익의 60%는 선생님, 나머지 40%는 센터장이 가져가는 구조예요. 꿈고래는 이 40%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로 한 부모들이 모여 만들어졌어요.”

‘단 하루만이라도 자식보다 오래 살고 싶다’ 발달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의 공통된 소원이다. 부모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경제활동과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꿈고래협동조합의 치료 커리큘럼은 철저히 실전 위주로 진행된다. 장애 학생들이 직접 마트로 가서 장을 보거나, 원룸을 계약해 가사를 배우는 등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임선화 이사장은 여기에 더해 경제능력을 기르는 교육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 40%의 기금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직업재활훈련이 가능한 시설을 만드는 게 조합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아직 시설 설립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꿈고래협동조합은 올해 경기도 따복협동화사업 선정으로 직업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며 한 발 한 발 꿈을 향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꿈고래협동조합은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아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행정자치부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 ‘장애아 어머니에게 <장애공감 도예코치>란 직업의 날개를 달아주세요’라는 프로그램이 선정되며, 오는 30일까지 모금활동이 진행 중이다.

임선화 이사장은 언젠가는 한국형 캠프힐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마을에서 살아가며 똑같은 삶을 영위하는 곳이 바로 캠프힐이다.

“이미 유럽에는 150여 곳이 넘는 캠프힐이 생길 정도로 보편화돼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정서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요원한 실정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이지만, 저희가 아무런 노력 없이 도움만을 바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꿈고래를 통해 우리 장애아 부모들의 노력을 증명하려고 해요.”

신창균·황영민 기자/chkyu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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