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추념전 '사월의 동행'展의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24일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 라운드 테이블 '세월호 참사와 이후의 예술, 사회적 참여와 애도의 예술은 가능한가?'에 참석한 강신대 작가(왼쪽 두 번째)가 관객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지난 4월16일부터 시작한 세월호 희생자 추념전 ‘사월의 동행’展을 마무리하며 지난 24일 경기도미술관 2층 라운지에서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의 예술, 사회적 참여와 애도의 예술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각계 전문가와 관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는 이채영 도미술관 학예사의 사회로 조선경 부산대 교수와 양효실 서울대 강사, 량원모 도미술관 학예실장의 발제에 이어 강신대, 박은태, 조소희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정치적 발화 가능성 등에 대한 여러 질문들이 나왔다.

조선령 교수는 “세월호 참사 직후 세월호에 대한 예술은 불가능하고, 예술은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기억과 진상요구 못지 않게 ‘애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됐고 그것은 예술가가 맡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며 이번 전시의 취지를 긍적적으로 평가했다. 이와함께 “세월호에 섣부른 상상을 더해 행복한 이미지를 사용하는 등 비윤리적이고 안이한 작업 없이 오로지 치유를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며 “현재 지점에서 예술이 세월호를 애도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 것이지만 앞으로 공적 영역에 대한 문제제기를 더 강력하게 하는 작품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효실 강사는 재난에 무기력하게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세대들이 현재 느끼는 무력감과 우울함, 무기력함이 세월호가 낳은 또 다른 사회적인 슬픔이라고 설명했다.

‘사월의 동행’에 참여한 작가들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소회와 예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강신대 작가는 “최근 ‘파국’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있는데 (세월호와 같은)파국, 붕괴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예술가가 접근할 수 있는가, 예술은 어떻게 정치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정치적인 예술이 충분히 정치적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객석에서는 이번 전시가 지나치게 감정적인 것이 아니냐는 도발적인 질문과 함께 직접적으로 사건을 드러낸 작업이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조선경 교수는 “표현의 직·간접성을 생각하기 이전에 ‘과연 이 사건을 예술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 우선”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지나치게 생생한 이미지로 희생자의 모습을 재현할 권리가 작가에게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채영 학예사는 “세월호 합동분향소와 단원고를 바로 곁에 둔 도미술관 입장에서 이번 세월호 추념전은 의무이자 필연적이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뜨거워지는 사회적 담론과 한국사회의 모순을 비판적으로 다룬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작업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만큼 도미술관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박현민기자/min@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