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스티브잡스와 마크저크버그 같은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을까?”

단국대는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 대답 뒤엔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단국대는 6월 죽전캠퍼스에 SW디자인융합센터를 열고 ‘디자인싱킹’ 교육을 통해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지닌 인재배출에 시동을 걸었다.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의 결합, 자유로운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필요에 따른 자율적인 교육 환경 변경 등 창의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교육여건을 제공한다.

▲ 단국대학교 전경
▶SAP, 스탠포드대학 등 디자인싱킹 대표주자와 공동프로젝트

미국 스탠포드대학과 일본 도쿄대를 중심으로 연구 중이던 디자인싱킹이 단국대를 통해 비로소 국내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는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의 ‘소프트웨어·디자인 융합센터 구축 사업’에 선정되면서 첫 발을 내딛었다.

정부로부터 사업비의 절반인 9억8천500만 원을 지원 받고 나머지 금액 중 단국대가 25%, 디자인싱킹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려는 용인시가 15%, SAP와 IBM이 10%를 지원한다.

SW디자인융합센터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기업은 세계적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다. 2005년 SAP 공동 창업주 하쏘 프래터너(Hasso Plattner)가 미국 스탠포드대학에 350만 달러를 기부해 설립된 D-school은 현재 세계 디자인싱킹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SAP는 이미 사내 회의 및 프로젝트에 디자인싱킹을 접목했다.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 운영을 위한 현물 및 현금 지원과 노하우를 직접 전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탠포드 D-school·동경대 i-school과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각 대학의 장점과 노하우를 섞어 ‘한국형 디자인싱킹’을 창조한다.

D-school은 페이스북, 애플, BMW 등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서비스·제품을 만드는 데 협업하며 산업에 중심을 맞추고 있다. 반편 지진,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은 공익을 위한 연구에 디자인싱킹을 활용하고 있다.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는 두 대학의 ‘상업성’과 ‘공익성’을 두루 갖춘 센터가 될 예정이다.

▲ 5급 신임 사무관들이 단국대에서 디자인싱킹 토론을 하고 있다.
▶5급 신임 사무관, 단국대서 ‘융합형 스마트 사무관’으로 거듭나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의 첫 인재교육은 5급 신임 사무관(공채) 363명을 대상을 실시 됐다. 단국대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지난달 31일부터 6월3일까지 신임 사무관을 ‘융합형 스마트 사무관’으로 거듭나게 하는 디자인싱킹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각 부처 신임관리자로 임용되는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의 본질을 파악하고 협업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지컴퓨팅 등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취약계층 분석 및 해소 방안, 범죄 예방,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 등 10여 가지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이끌어 내는 교육이었다.

5급 신임 사무관들은 7~8명이 한 조를 이뤄 자신들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직접 선정했다. 디자인싱킹에 대한 개념 및 이론 강의를 들은 후 이들은 직접 캠퍼스 및 지자체로 현장 조사를 나갔다. 학생과 시민 등을 인터뷰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통해 해결 방법을 도출해내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특강도 이어졌다.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이사, 엄경순 IBM 전무,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최인아 제일기획 前 부사장 등이 강연 및 멘토로 참가했다. 5급 신임 사무관들이 산업 전문가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통해 창의적 발상을 간접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 도쿄대 호리 교수(왼쪽)와 단국대 교수, 대학원생이 디자인싱킹 토의를 하고 있다.
▶아시아 디자인싱킹 중심지 ‘도쿄대 i-school’ 공동 워크숍 성료

6월15일~17일 3일 동안 일본 도쿄대학교 i-school에서는 단국대와 도쿄대의 공동 워크숍이 열렸다. 용인시의 다양한 민원 문제를 일본의 선진사례를 통해 해결법을 찾는 것이었다.

단국대는 전은화, 서응교, 정효정 교수(이상 교양학부)와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재학생 6명이 팀을 꾸렸다. 도쿄대는 일본 디자인싱킹 최고 권위자이자 도쿄대 지식구조화센터장을 맡으며 i-school을 이끄는 호리 히데유키 교수와 i-school 소속 학생 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일본의 라면박물관, 미래박물관, 쇼핑센터 등을 다니며 박물관 유치 및 상권 활성화 성공 사례, DIY 용품, IoT 용품, 지역 특산물 아이템 개발 등 다방면으로 현장조사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디자인싱킹을 통한 용인시 민원 문제 해결에 들어갔다.

호리 교수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현장조사를 통해 보고 느낀 점을 가감 없이 브레인스토밍하고 비슷한 키워드를 분류해 카테고리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호리 교수는 아이디어를 조합해 문제를 인식하는 법,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과정 등의 노하우도 전달했다.

발표가 진행된 워크숍 마지막 날 이들은 용인시의 불법현수막과 길거리 쓰레기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길거리에 불법으로 걸려 있는 현수막으로 에코백을 제작해 시민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시민들이 에코백을 휴대하고 다니며 쓰레기가 발생할 때마다 에코백에 담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불법현수막 처리와 길거리 쓰레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아이디어이다.

호리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한국의 특색에 맞게 잘 적용했다”면서 “즉시 사업에 들어가도 좋을 만큼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호평했다.

정찬성기자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이란?]

‘혁신을 위한 사고방식’이다.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 때문에 외형적 디자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디자인싱킹에서 의미하는 디자인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90년대 무선통신에 이메일을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10년 만에 1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블랙베리, 아이폰 하나로 전 세계인의 생활양식을 바꾼 애플 등이 디자인싱킹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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