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등 주식 상승
오히려 사교육만 확대 우려...교육단체·학부모 찬반 분분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9일 취임 2년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 방촌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도내 학생들을 야간자율학습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며 29일 ‘야자 폐지’를 선포하자 이에대한 환영, 반대 의견이 개진되고 교육관련 주식이 상승하는 등 도내 교육계가 들썩였다.

도교육청은 방과 후 학교에서 획일적 입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에게 창조적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로 야자 폐지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다양한 학문을 배울 기회를 주겠다는 얘기다. 이 교육감은 이날 “야자 폐지는 비정상적인 공교육 정상화의 첫걸음이라고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대학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제공 등 야자 폐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도 제시했으나 현 대입체제에 맞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오히려 사교육만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측면을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숙제인 셈이다.

현재 도내 학교의 야간자율학습은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가 있을 시 학교장이 판단,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파악한 현재 도내 고교 야간자율학습 참여율(주 4∼5일)은 고교 1학년 19.3%, 2학년 17.9%, 3학년 23.8%로 평균적으로 10명 중 2명이 학교 야자에 참여중이다. 참여 학생은 전제 고교생 43만여명 중 8만8천여명(20.34%)인 상황으로 3학년 학생들의 야자 참여율(23.82%)이 가장 높다. 
야자의 경우 반강제적으로 진행하기도 해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취지에 어긋난다는 논란을 빚어왔다. 이 교육감이 임기 후반 과제로 ‘야자 폐지’를 선언한 배경도 ‘학생 인권 보장’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알파고 시대를 맞아 ‘획일적인 대학입시 교육’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야자 폐지의 대안으로 ‘대체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주목받고 있다. 인근 대학과 연계해 진로탐색 등 다양한 교육 강좌를 개설,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수업을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이 대표적인 계획이다.

이와관련 이 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미 몇몇 대학과 논의를 시작했다. 학생 수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에게는 좋은 홍보 기회가 될 것이고, 학생들에겐 미래를 준비해나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의 바람대로 긍정적 결과만 도출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여론이다. 수능점수와 내신성적을 잘 받아야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은 현 대입체제가 변하지 않는 이상, 고교생과 학부모가 성적관리 이외의 학업에 관심을 둘 여력이 생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상곤 전 교육감도 2011년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함께 야자를 금지한바 있으나 “사설 독서실을 사용해 오히려 사교육비가 올랐다”는 등의 항의와 10시 이후 야자 자율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됐다

우려가 현실이 될 조짐도 바로 빚어졌다. 이날 경기교육청의 ‘야자 폐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육관련 주식이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메가스터디(2.81%)와 능률교육(11.68%), 디지털대성(4.20%) 등 교육 관련 주가 들썩였다.

김혜영 한국학원연합회 경기지회장은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의 선택권을 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교원단체와 학부모의 의견도 분분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야자 대신 창의성 교육을 하라고 했을 때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지금도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데 학원이나 독서실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등학교 자녀를 둔 이모(48)씨는 “학생들 본인이 원하는 대로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맞다. 야자 폐지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학교의 학교혁신, 경기교육주민참여협의회 및 마을교육 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단원고 기억교실 이전 문제에 대해 “교실이전의 원칙은 현재 재학생 교육을 위한 관점으로 풀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병근기자/bg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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