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급 이상 공무원 5명 승진·영전...역대 최대 규모 여성 간부 발탁
기획조정실장·일자리정책관엔 경험 많은 인물 발탁 혁신 고삐

남경필 경기지사가 30일 단행한 부단체장급 고위직 인사는 ‘안정’에 방점이 찍힌다.

임기 하반기에 느슨해질 수 있는 도정 혁신의 고삐를 조인 측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내부 고객을 만족시키는 쪽에 초첨이 맞춰져서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여성 인재를 전진배치하고, 기획조정실장, 일자리정책관 등에 행정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재치해 신구조화 속에 도정을 이끌어 가도록 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급 여성 간부 발탁은 이번 인사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남 지사는 서기관(4급)이상 여성 공무원 5명을 승진 또는 영전시키면서 각종 기록을 새로 써줬다.

박정란 북부청 균형발전실장은 보건직 최초 여성 2급, 윤미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3급 상당)은 최초 여성원장 타이틀을 얻게 됐다.

차기 행정2부지사 후보중 한 명인 이화순 경기도의회 사무처장(2급) 역시 최초의 여성 사무처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오현숙 양주부시장은 부이사관(3급)승진 6개월만에 부단체장 반열을 올려놨다. 우미리 여성가족국장(3급)은 총무과장(4급) 발탁에 이어 또 한번 파격적으로 중용했다.

인사업무에 밝은 한 공무원은 “여성 간부 3명을 한꺼번에 이사관(2급), 부이사관(3급)급으로 승진시킨 전례는 도청 역사상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남 지사가 일종의 여성프랜들리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연공서열를 배려하고, 업무 성과를 낸 공무원에게 보상하려한 흔적도 역력하다.

도청 내 최고참 과장이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던 이세정 북부청 복지여성실장(3급)에게 승진 기회를 줬다.

민천식 포천부시장은 기술직 승진 순위에서 밀렸지만 3급으로 승진시켰고, 강희진 가평부군수는 업무 성과를 인정해 발탁해준 케이스다.

한연희 평택부시장은 4급 부단체장 영전(가평부군수)→3급 부단체장 승진으로 이어지는 인사룰을 적용했다.

내년 상반기 정기 인사를 내다본 사전 포석도 눈에 띈다.

박신환 경제실장, 이진찬 고양부시장, 박정란 균형발전실장을 2급으로 승진시킨 것은 올 하반기 장기교육대상자 선발을 염두해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는 오는 12월 말까지 2급 공무원 3명을 장기교육(1년) 대상자로 선발해야 하는데, 박 실장과 이 부시장은 사실상 교육대상 내정자나 다름없다.

또 다른 공무원은 “박 실장의 경우 3년간 장기 파견 근무를 한 탓에 도정 기여도가 거의 없고, 1966년생인 이 부시장의 경우 최장 10년 동안 2급을 알박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수 밖에 없는데도 승진시킨 것은 연말 교육대상자 선발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진다”면서 “박정란 실장은 올 연말에 스스로 명예퇴직을 해줌으로써 후배들에게 2급 승진 기회를 열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과 배려에 초점이 맞춰진 인사틀 속에서 기획조정실장과 일자리정책관을 발탁한 것은 임기 후반기 혁신에 고삐를 당기기 위한 ‘남의 한수’로 풀이된다.

한 측근은 “남 지사의 후반기 도정 운영의 키는 기획조정실장과 일자리정책관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요직중의 요직인 기조실장과 일자리정책관에 젊고 유능한 고시를 발탁한 것은 공약실천, 연정,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로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인사과정에서 일부 비고시 공무원들의 명예퇴직 기준을 명확하게 세우지 못하고, 어쩡쩡한 상태에서 봉합한 점은 향후 인사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공무원들은 “일부 1958년생 비고시 공무원들이 명퇴를 거부하는 바람에 인사가 꼬였고, 마지막 승진 기회를 놓친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한 면도 있다”면서 “차제에 명예퇴직 기준을 명확히해서 잡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천의현기자/mypdy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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