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84개교 대상 추진...."의견수렴없는 일방행정" 지적

교육부가 올해 들어 통폐합 대상 소규모학교의 학생 수 기준을 상향 권고하는 등 학교 통폐합의 고삐를 조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에서는 84개교의 통폐합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 해당 학교 및 학부모들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제로섬’식 통폐합이 아닌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학교를 재구조화하는 연구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폐합 및 이전 계획을 수립한 경기도교육청은 10월까지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중에 있으나 해당 학교들과 학부모들은 반대입장을 강력 표명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부모 찬성이 70%가 넘지 않더라도 향후 3년간 학생 수가 줄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는 분교 형태로 개편한다’는 자체 방침을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아예 ‘적정규모학교육성담당팀’을 만들기도 했다.

도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전교생이 적거나, 학급수가 1∼2개인 학교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것이 학생들에게도, 교사들에게도 더 교육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반발을 우려해 이미 통보한 곳을 제외하고는 30일 현재 통폐합 대상 학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도내에서는 초교 68개, 중학교 16개 등 모두 84개가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 상황이다.

통폐합이 본격적으로 추진중인 학교 및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우선 수렴하지 않는 일방적 행정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전교생이 9개 학급 176명인 용인시 성지초등학교는 통폐합 대상 명단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성지초교 학생수가 감소추세라 통폐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학부모들은 “멀리 떨어진 학교로 통학할 수 없다”며 이같은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또 다른 통폐합 대상인 가평군 율길초교는 2014년 38명이던 재학생수가 현재 58명으로 늘었으며 신입생도 2014년 4명에서 올해 10명으로 증가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율길초교의 한 학부모는 “학생들이 지금도 10㎞ 거리를 등교하고 있다. 통폐합되면 통학거리가 20㎞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교생이 10명인 용 백암초등학교 수정분교장도 폐교 우선 대상에 올랐지만, 통폐합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학생 대다수가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학교’를 일부러 찾아온 건데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도심지역으로 통합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는 게 학부모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오영 강원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면 일본, 핀란드와 같은 다른 나라 사례연구를 통해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학교 통폐합에 대한 설명회를 점진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병근기자/bgs@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