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미술관 전시장 전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 작품의 완성 과정을 오는 15일까지 관람객에게 선보이는 라이브 페인팅 전시 ‘G-Live: Fabien&Taeyoung’展의 참여 아티스트 파비엥 베르쉐르가 음악을 들어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경기도미술관이 프랑스의 국제적인 아티스트 파비엥 베르쉐르와 장태영이 참여한 가운데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대형작품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노출하는 라이브 페인팅 전시 ‘G-Live: Fabien&Taeyoung’展을 오는 9월18일까지 선보인다.

프랑스 뱅센 출생으로 저신장증을 앓고있는 파비엥은 ‘죽음’이라는 대전제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붉은 바탕에 만화주인공부터 맹호도의 호랑이까지 여러 캐릭터를 접목해 강렬한 이미지를 완성해왔다.

2년 전 한국에서 탱화(幀畵)를 접한 뒤 종교적인 색채와 대비적인 이미지, 양각(陽刻)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붉은 바탕에 실루엣을 강조하는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파비엥은 일상과 여행을 통해 접하는 상징을 작품에 대입한다. 그의 작품 ‘korean stroy’에는 망자를 운구하는 상여에 장식하는 ‘꼭두’를 강렬하게 그려냈다. 그는 “꼭두, 맹호도 등 한국에서 차용한 상징을 유럽인들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작업을 해도 파리보다 한국에서 더욱 폭넓게 이해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비엥의 작업방식은 예술적인 형식과 미를 추구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그는 “유투, 비욘세, 지드래곤 등 여러 가수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왔듯, 저의 작업도 음악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작업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동양회화를 전공한 장태영은 수묵의 세밀한 묘사와 반복되는 패턴으로 익숙하고 현실적인 풍경을 담아내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주목받는 화가다.

장태영 작가는 “30m 벽면을 가득 채우는 규모의 작업은 처음”이라며 ‘서상(瑞祥)’이라는 주제에 대해 “삶이 보다 좋아질 것을 기대하는 희망 또는 상서로운 기운”이라고 설명했다. 선으로 완성되는 패턴과 여백은 보는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지만 희망적인 풍경을 담아낸다. 그는 “삶과 죽음은 생애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서로 맞닿아있다”며 “저는 삶의 과정, 행복한 것을 무겁게 얘기하고 파비앙은 생의 종국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보다 쾌활하게 다루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 쪽 벽면을 완성한 뒤 두 작가는 맞닿은 면에서 합작을 선보이게 된다. 장태영 작가는 “제가 흐름을 잡고 파비엥이 거기에 상징을 그려넣지않을까 생각 하지만 아직은 주제와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했다. 어떻게 완성되고 또 보여질지에 대해서 저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문세의 노래를 들으며 하얀 전시장 전면에 먹을 입혀 풍경을 완성해가는 장태영과 흥겨운 힙합음악과 함께 붉은벽에 이미지를 채워나가는 파비엥의 라이브 페인팅은 오는 15일까지 도미술관 기회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현민기자/mi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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