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제품 99% 중국산
月 700~800개씩 만들며
기술 익혀 평택농악 지원
"무형문화재 되는 게 바람"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만들 뿐입니다”

국악 연주나 농악놀이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전통 타악기인 북과 장구를 만드는 김진곤(42) 장인.

평택시 서탄면소재 농업용 창고를 개조한 작업장이 우리의 소리를 지키는 그의 일터다.

김 장인은 “국악이 쇠퇴하고 있지만 우리의 소리를 소중히 여기고 익히려는 사람들 때문에 아직은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그네들이 사용하는 악기 조차도 이제는 중국산에 치어 설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게 뼈아픈 현실이죠”라면서 “우리 소리를 아끼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인근에는 유난히 많습니다.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평택 웃다리 농악이나 안성 남사당 패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덕분이겠죠”라고 말했다.

김 장인이 만든 장구와 북은 작품성과 악기 본래의 소리를 모두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경남 산청이 고향인 김 장인은 지난 92년 군대에 입대하기 전,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던 장구 제작소에서 일하게 된게 지금까지 이어 오게됐다고 한다.

“어릴때부터 작은아버지댁에 가서 장구 만드는 걸 어깨 너머로 보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 부터는하루 2~3시간 쪽 잠을 자면서도 한달에 7~800 개씩 장구를 깍으며 미친 듯 매달렸습니다. 주위의 만류도 있고 나무를 깍다가 다리를 크게 다치는 시련도 겪었지만 이제는 천직이 됐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의 특성 때문에 장구를 직접 깎는 사람은 전국에 몇명 안된다는게 김 장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 팔리는 장구나 북의 99%가 중국제품이다.

김씨는 장인 정신 운운하는 주변의 칭찬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역사적인 전문성과 고증을 거친 악기를 만들고 싶어했다.

전통 장구와 북을 제대로 만들고 대 물림하기 위해서는 무형문화재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슬그머니 내 비친다.

김진곤 장인은“전문가들은 자신만의 악기소리를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맞춤 악기를 만들어 드린다”면서 “악기는 다루는 습관이나 재료에 따라서도 소리가 달라진다. 그래서 연주자와 많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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