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열풍 속 20대 뉴질랜드 남성, 2개월 걸친 전국일주 사냥 나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전업 포켓몬 사냥꾼'이 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사나이가 있다.

16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24세 청년 톰 커리는 지난 6일 현지에서 출시된 이 게임 속의 모든 포켓몬을 잡기 위해 최근 바리스타로 일하던 카페를 그만두고 2개월에 걸친 사냥에 나섰다.

'포켓몬 고'는 구글지도와 위치정보 시스템, AR 기술을 결합한 게임이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에서 게임 앱을 실행하면 구글지도 상에 포켓몬의 위치가 표시되고, 현실에서 해당 지점 주변을 비추면 화면에 숨은 포켓몬 캐릭터가 나타나 포획하게 되는 방식이다.

뉴질랜드 남단에서 북단까지 횡단을 시작한 커리는 매일 아침 커피가 든 보온병과 우비, 점심 도시락을 배낭에 싸들고 포켓몬을 잡으러 '황무지'로 향한다. 비가 오나 우박이 쏟아지나 눈이 내리나 마찬가지다.  

▲ EPA 연합
이렇게 해서 커리는 벌써 남섬의 6개 도시에서 사냥을 했다. 각 도시에서 모두 포켓몬을 잡는 데 성공해 이 게임 속에 숨은 총 151 마리의 포켓몬 가운데 이미 90마리를 포획했다. 

남섬 동부 해안에 있는 카이코우라 산맥에서는 포켓몬 가운데 '드래곤에어'와 '사이더', '징크스'를, 바다에서는 물에 사는 '골딘'을 잡았다.

커리는 "모험을 하고 싶었다"며 "6년간 일하면서 휴식이 절실했다. 그리고 포켓몬이 내게 꿈을 이룰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 프로필에 자신의 직업을 '포켓몬 연구센터의 포켓몬 강사'로 변경하기도 했다.

일단 지금까지 그에게 이번 여행은 마음은 신나지만, 몸은 고단한 도전이다. 새벽 3시까지 사냥을 하는 경우도 있고, 매일같이 끝없이 걷고 또 걷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 포켓몬 고 사냥꾼들의 중심지가 된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경험을 소개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커리는 "포켓몬 사냥에 나선 사람이 100명은 있었다. 그들 중에는 평소 집에서는 입을 다물고 은둔자처럼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포켓몬 사냥이 그들을 현실 세계로 나오게 한 것이다. 이렇게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 희귀한 포켓몬을 발견하면 소리를 질러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커리는 지금까지는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친구 집 소파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배낭여행자 숙소에서 자며 여비를 아꼈다. 하지만 그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지의 여러 여객 회사에서는 외딴 지역으로 갈 때 교통편을 제공해주겠다는 제의를 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각국에서도 지지의 메시지가 그에게 전해지고 있다.

▲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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