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전국 발품팔아 찾아낸 꿈 같은 마을 41곳 역사 등 소개

꿈 속에서라도 꼭 한 번 살고싶은 곳│신정일│소울앤북│368페이지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신정일이 30여년 간 전국을 걸어다니며 우리나라 최고의 마을 41곳을 선정했다. 단지 하루나 이틀 머물다 떠나는 곳이 아닌, 평생을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은 곳. 우리나라에 그런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도내 마을 가운데서는 ‘옛 선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으로 안성 이죽면 철장리 칠장사 아랫마을과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를 추천했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지만 갈 수가 없는 ‘극락’. 안성 이죽면 칠장리에서 가장 큰 마을인 극락마을이 그런 이름을 가졌다. 극락마을 동남쪽에 있는 마을은 크게 화합한다는 뜻의 ‘대화리’니 이름만 들어도 넉넉하다. 칠장산 자락에 있는 칠장사에는 절에서 훔쳐간 금빛 표주박이 집에 가서는 그저 평범한 표주박으로 변해 실망한 일곱 도적들을 ‘헛된 욕심을 품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보물로 보이는 법입니다’ 라는 말로 탄복시킨 혜소국사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후 일곱 명의 힘센 장사가 중이 되었다고 해서 칠장사라고 하였는데 이 칠장사는 임꺽정의 스승인 ‘갖바치 스님’ 병해대사가 머물던 곳으로 임꺽정 반란의 발생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강 중 가장 큰 북한강과 남한강,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 어우러지는 양수리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는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말년을 보낸 곳이다. 정약용은 천주교를 청산한 사실이 드러나 강진으로 귀양을 간다. 다산은 17년 간의 유배생활에서 헐벗고 굶주린 민중들과 나라를 위해 ‘경세유표’ ‘목민심서’를 비롯한 500여 권의 저술을 남겼다. 유배에서 풀려나 마재로 돌아온 정약용은 그 뒤로 17년을 머물렀지만 당시의 내로라하던 고관대작들은 양수리 다산의 집 앞을 지나면서도 그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철저한 고독 속에서도 다산은 ‘흠흠신서’ 30권, ‘아언각비’ 3권 등 대작을 완성했다.

삶터를 구하는 사람 혹은 한 번쯤 바깥바람을 쐬고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꿈 같은 마을과 마을에 내려오는 이야기를 통해 낭만적인 꿈을 꿔보는 것은 어떨까.

박현민기자/mi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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