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고 특성 반영해 정책 목표 뚜렷"…오래갈지는 미지수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지역 특성·특산물을 반영하거나 부르기 쉬운 이색적인 이름이 붙은 부서가 많아 관심을 끈다.

 오랜 기간 원예특작계, 관광진흥계 등 한자로 다소 '무거운' 어감의 부서명이 주를 이뤘지만 갈수록 알기 쉽고,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바뀌는 추세다.

 



 ◇ 지리적 특수성 반영

 경기도에는 DMZ(비무장지대) 정책담당관이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에만 해당하는 DMZ 관리를 위해 만든 특수 부서로 그 아래에 DMZ 정책, DMZ 보전, DMZ관광팀이 있다.

 또 개발제한구역이 많다 보니 도시주택과에 개발제한구역팀을 둬 해제, 개발, 관리 등을 담당한다.

 중국과 가까운 인천시는 광역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교류 목적의 과(課)급 부서인 중국협력담당관실을 만들었다.

 서기관이 부서장을 맡고 있으며 중국교류기획팀, 중국정책개발팀, 중국투자유치팀으로 구성했다.

 다른 시·도는 국제협력과 아래에 중국교류팀을 두는 정도지만 인천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지방경제협력 시범지구로 지정되는 등 특수한 처지다.

 경남 창원시는 환경정책과에 '주남저수지 담당'이 있고 원자력 발전소가 많은 부산시는 원자력안전과를 만들어 원전 안전과 주변 환경문제를 맡겼다.

 

보령 머드축제
◇ 특산물 알린다

 대표적인 배 주산지인 나주시에는 배 기술지원과가 있다.

 배와 직접 관련 있는 배 정책팀, 배 유통팀과 과수농가에 기술지원을 하는 과수기술팀을 운영한다.

 머드 축제로 유명한 충남 보령시는 2007년부터 관광과 안에 '머드사업팀'을 꾸렸다.

 팀장을 포함해 5명이 근무하며 특산품인 '진흙'을 이용해 머드화장품 제조, 판매 등을 총괄하고 있다.

 머드화장품 연 매출은 17억원에 순수입은 2억원 정도다.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도 10년 전부터 참외담당을 만들어 참외생산 종합시책개발, 자생협업단지 육성 등에 힘쓰고 있다.

 전북 임실군이 치즈기획팀, 경북 문경시는 사과과수담당·오미자특작담당을 두는 등 특산물 이름이 들어간 조직이 많이 늘었다.

강릉 단오제
 ◇ 관광·바이오도 중요

 강원도 강릉시는 문화예술과에 단오문화 담당을 설치해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강릉단오제를 전담한다.

 전남 곡성군은 2014년부터 관광문화과 안에 '동화나라'팀을 만들어 섬진강기차마을, 섬진강도깨비마을, 심청이야기 등 지역 동화를 활용한 문화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북도에는 바이오산업과 화장품뷰티팀이 있다. 2013년 청주 오송 화장품·뷰티세계 박람회 성공을 계기로 화장품·뷰티 산업을 6대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삼고 2014년 7월 팀을 꾸렸다.

 작년 말 기준으로 충북은 화장품 제조업체가 88곳으로 전국 대비 5.7%에 이르고화장품 생산량은 27%로 경기에 이어 전국 2위다.

 충북에는 충주시 당뇨바이오추진단, 제천시 한방바이오과 등도 있다.

 경남 거창군은 서북부 경남 미래 50년 사업인 항노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에 '항노화산업과'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 귀농·귀촌 등 농촌 현안 해결

 전북도는 2014년 하반기에 조직개편으로 농촌활력과에 마을관광팀, 로컬푸드팀,귀농귀촌팀 등을 신설했다.

 도시민 귀농·귀촌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매년 귀농귀촌박람회를 열고 있고 서울 방배동과 전주시에 각각 '전북도 귀농 귀촌 지원센터(www.jbreturn.com)'를 운영하고 있다.

 충북 보은군과 영동군은 2011년과 이듬해 '귀농귀촌계'와 '귀농귀촌팀'을 설치했다.

 이 조직은 한해 1천명 이상의 귀농·귀촌인 유치를 목표로 귀농 상담, 빈집·휴경지 소개, 귀농·귀촌 자금 지원활동 등을 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보은군은 1천255명, 영동군은 1천151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남 창녕군은 지난해 1월부터 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에 귀농귀촌 담당을 두고 영농정착금, 영농자재비 지급 등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

 창녕군은 2013년 746명, 2014년 856명, 2015년 1천503명 등 귀농·귀촌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

경기도가 저소득층 대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따복기숙사'로 리모델링하는 옛 서울대 농생대 기숙사(상록사) <사진=경기도 제공>
 ◇ 인구 늘리고 화장실 개선하고

 대구 달서구는 지난 13일 조직개편으로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을 만들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앞서 독신가정이 느는 원인을 진단하고 미혼 남녀가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결혼정책 토론회, 결혼전략설명회 등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각종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경기도는 교육협력과 안에 '따복기숙사팀'을 가동하고 있다.

 따뜻하고 복된 정책을 펴기 위해 서울 등에 경기도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을 맡고 있다.

 수원시는 일찌감치 1999년에 화장실문화팀을 설치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 수원 개최를 계기로 휴식과 문화, 청결한 화장실 조성에 힘을 쏟아 전국 아름다운화장실 상을 수차례 받는 등 성과를 낸다.

 수원시가 고 심재덕 시장 자택을 기증받아 2010년 '해우제'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화장실 박물관에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연평균 15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주민이 알기 쉽게 부서명을 바꾸고 있지만 이름보다 내용을 충실하게 채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에 사는 김모(45·회사원)씨는 "경북 한 자치단체에 쌀사랑 담당이라고 있다가 다시 바뀌었는데 듣고 부르기 좋은 이름도 좋지만 주민을 위한 실질적 성과가 있게 부서를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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