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지 성금 2만 달러 '꿀꺽'…형제들도 동생 암환자로 오인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멀쩡한 딸을 불치병 환자라고 속여 4년간 각계로부터 성금 2만 달러(약 2천200만 원)를 받아 가로챈 '간 큰' 30대 맘이 경찰에 붙잡혔다.

15일(현지시간) 지역 연론에 따르면 제시카 굿(여·32)은 4년 전인 2012년 갓 태어난 딸이 뇌종양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 뇌성마비를 앓고 림프종 진단까지 받았다는 사연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닷컴에 올렸다.

이에 굿이 살던 인구 3만 명의 소도시 이니드 시 주민들은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성금 모금에 나섰다.

지역 건설회사는 500달러 수표를, 지역 사진관 협회는 3천100달러를 모아 굿에게 건넸다. 지역 주민들은 딸의 회복을 기원하는 자선 골프대회를 열어 1만2천 달러를 모금하기도 했다.

굿이 다니던 교회에서는 딸의 의료비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지원 명목으로 최소 5천 달러를 기부했다.

실제로 굿은 주민들의 자선 골프대회 홍보지에 "딸은 태어난 첫날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강인하고 삶을 사랑한다"고 쓰기도 했다.

그녀의 거짓말은 점점 커져만 갔다. 굿은 올해 초 SNS에 "딸의 종양이 재발했다"면서 "시카고에 있는 저명한 의사의 진단을 받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하지만 교회 신도들과 일부 주민들은 굿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종양을 앓고 있는 딸이 방사선 치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머리가 빠진 적이 없는 데다가 늘 건강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회 신도들이 딸의 병원 치료를 위해 교통편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할 때마다 "예약이 취소됐다"고 말하는 굿의 변명도 의심쩍었다.

결국, 교회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엔시드 경찰국은 지난달 정식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해보니 굿의 딸은 한 번도 림프종을 앓거나 앓은 적이 없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굿은 지난 12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수사 결과 굿의 딸이 태어날 때부터 병을 앓았다는 사연은 완전 날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굿은 4살짜리 딸이 스스로 불치병에 걸렸다고 믿도록 그동안 병원 진찰과 민간요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4살짜리 딸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굿의 다른 세 자녀도 자신의 동생이 불치병에 걸렸다고 믿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굿은 현재 사기와 자녀 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돼있는 상태다.

지난 4년간 굿으로부터 속은 지역 주민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성금 모금에 참여했던 지역 주민 켄드라 도로시는 "굿과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면서 "우리는 굿의 딸이 정말 아픈 줄 알았다. 너무 역겹다"면서 허탈해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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