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목표 낙하산인사…직원들 멘탈 붕괴 상태" 반발 거세

"경기도 문화정책·온라인강좌와 무관한 분들인데.. 대권에 목표를 둔 낙하산인사로 생각할 수밖에 없죠"

남경필 경기지사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에 이어 한완상 전 부총리를 영입하자 남 지사가 대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경기도 산하 조직과 별다른 업무 연관성이 없는 외부 인사들이 잇따라 영입되면서 해당 기관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남 지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경기도 공조직을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전 부총리는 경기문화재단 이사장에 지난 23일 단독 응모한 상태이고 윤 전 장관은 경기도가 운영하는 온라인대중공개강좌 'GSEEK 지식'의 단장으로 지난 5월 30일 취임했다.

경기문화재단 이사장의 경우 도지사가 당연직이었으나 남 지사 취임 이후에는 홍기헌 전 수원시의회 의장이 임명됐다.

홍 전 의장은 남 지사의 후원회장으로 '보은인사' 논란이 일었지만 남 지사는 밀어붙였다.

도 관계자는 한 전 부총리 영입과 관련 "국가적 인물이 경기도에 와서 통일시대문화 분야를 준비해달라는 뜻을 남 지사가 전했고 한 전 부총리가 응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한 전 부총리도 "한국의 축소판인 경기도가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 접경지가 있는 경기도가 남북 문화교류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며 '비상근 명예직'의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한 전 부총리가 정치적인 안목이 있고 사회를 읽는 부분은 있겠지만, 경기도 문화정책과는 전혀 관계없는 분"이라며 "문화 분야에 공약이 전무했던 남 지사가 한 전 부총리를 영입한 이유는 뻔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 지사 후원회장과 도지사선거 캠프 핵심관계자가 경기문화재단 이사장과 대표이사를 하며 조직이 엉망이 됐다"며 "이제 한 전 부총리까지 온다니 직원들이 멘탈 붕괴 상태"라고 전했다.

▲ 한완상 전 부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관계자는 특히 "핵심 요직인 경영본부장과 검사역 역시 남 지사의 전 비서관과 경기도 전 대변인이 맡고 있다"며 "문화재단에 정치적 인사들이 자꾸 내려오는 데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젠 조직의 미래가 암울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윤 전 장관의 'GSEEK 지식' 단장 영입과 관련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련 부서 관계자는 "온라인대중강좌를 책임지는 자리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멘토 역할을 했던 윤 전 장관이 올 이유가 뭐냐"며 "교수 등 지식인이나 유력인사들이 온라인대중강좌를 책임지는데 이런 지식인그룹을 네트워킹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지난 1일 경기일자리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화수 전 잡코리아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적정성 논란이 여전하다.

남 지사는 김 전 대표이사를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당면과제에 최적화된 인물로 판단했다고 도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영환(더불어민주당·고양7) 의원은 "김 후보자는 잡코리아 대표직을 역임해 일자리재단 대표 후보 자리에 올랐는데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지키는 일자리재단과는 거리가 먼 '일자리 매칭' 경력만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본인도 잡코리아와 일자리재단이 겹치는 부분은 35%라고 했고 공공일자리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윤여준 전 장관 다음이 한완상 전 부총리다. 도지사가 도정보다는 대권에 함몰됐다"며 "경기도보다 서울에 자주 간다. 지사의 의중은 거기에 가 있다는 것을 도청 직원들은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과 한 전 부총리 모두 직책을 수락한 데 대해 대권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남 지사의 '연정(聯政)·협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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