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경기도내 한 대학의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일방적으로 난방온도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숙사 운영계획을 공지, 학생들이 ‘비열한 갑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5일 경기대학교 등에 따르면 2011년 경기대로부터 BTO(민간투자) 방식을 통해 기숙사(경기드림타워) 건설 및 운영권 등을 낙찰받은 ㈜서희건설은 이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공지한 운영계획에 대한 논란이 일고있다.

지난 23일 경기대 기숙사 홈페이지에 ㈜서희건설이 운영계획을 공지한 직후부터 학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 경기대 기숙사에 홈페이지에 게시된 2학기 운영계획.

공지된 운영계획에는 2016년 2학기부터 기숙사의 ▶동절기 난방 온도를 22℃로 진행한다 ▶온수관련 남녀동 및 공용부 설정온도를 30℃로 진행한다 ▶기타서비스(정수기 및 무인택배)를 제외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지금까지 동절기 기숙사 난방 온도는 28℃, 샤워 등 목욕시설의 온수 온도는 40℃로 운영되던 것을 난방온도는 6℃, 온수온도는 10℃나 낮춘 셈이다. 이뿐 아니라 기존 설치된 42개의 정수기를 사용할 수 없고 총 3열의 무인 택배시스템 서비스도 다음달 1일부터 받을 수 없다는 내용 등을 공지한 것이다.

학기당 142만원 상당의 기숙사 이용비를 부담하고 있는 학생들은 이같은 내용의 공지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특히 ㈜서희건설은 올해 2학기부터 11만원 가량 기숙사 이용비를 학생 등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인상(중부일보 8월 8일자 22면 보도)해 논란을 빚은바 있다.

2학기 기숙사를 이용할 예정인 A학생(3학년)은 “기숙사는 새벽 1시가 지나면 외부 출입이 금지돼 물을 구할 수 없어 정수기는 필수”라며 “공지 내용을 보니 2학기부터 싸늘한 방에서 지내야할 듯 하다. 뜨거운 물로 목욕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을 안주고 추운 방에서 찬물로 목욕을 하라고 공지한 것은 인권침해로 생각된다”며 “인상된 기숙사 비용을 낸 학생들에게 사서 고생하라는 것인데 비열한 갑질”이라고 밝혔다.

B학생(4학년)은 “학생들의 기본 생활권익에 해당하는 사항을 볼모잡아 ㈜서희건설이 대학측과 모종의 ‘딜’을 하려는 것 같다는 소문이 팽배하다”며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학생들이 인질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대학측도 ㈜서희건설의 해당 공지와 관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의도된 것으로 보고있다.

경기대 관계자는 “㈜서희건설이 기숙사 비용을 올리면서 동시에 이런 황당한 내용의 공지한 것은 기숙사비를 대학에서도 지원하라는 일종의 압박으로 보여진다”며 “계약에 없는 요구를 학생들을 이용해 달성 하려는 의도로 판단,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적자를 많이봤지만 지금까지 대출을 받으면서 버텨왔다”며 “현 재정상황에서는 공지한 내용이 최대한 학생들을 배려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기숙사는 2천16명을 수용하고 있다.


백창현기자/bc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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