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 다른 팔당호과 신갈저수지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팔당상수원에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하남시 팔당호의 상수원이 청정상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같은날 오후 용인시 신갈저수지에는 짙은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노민규기자
 팔당상수원(팔당호)에서 최근 일주일 사이 녹조현상의 원인인 유해남조류가 6배 증가한 반면 이들을 제외한 다른 조류들은 27배 가량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유해남조류는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마이크로 시스티스, 아나베나, 오실라토리아 등 4종류로 모두 남조류에 포함된다.

통상적으로 유해남조류는 조류에 포함되기 때문에 조류가 감소하면 유해남조류도 동반 감소한다.

이같은 유해남조류 이상 증식에 대해 환경당국과 학계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25일 경기도수자원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팔당댐의 녹조 개체 수는 ㎖당 448개로 측정됐다.

지난 16일 78cells/㎖보다 일주일 사이에 5.7배 늘어난 수치이지만, 조류 경보제의 첫 단계인 ‘관심 단계’(㎖당 1천 개 이상) 수준을 밑돌고 있다.

반면 남조류·규조류·녹조류·기타조류를 포함한 조류수는 16일 1만5천338개에서 2천468개로 6.2배(1만2천870개) 줄어들었다.

특히 유해남조류를 제외한 일반남조류는 1만4천개에서 520개로 26.9배(1만3천480개) 감소했다.

경기도수자원본부 관계자는 “유해남조류가 일부 늘어나기는 했지만 관심 단계 밑으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일반남조류가 줄어든 반면 유해남조류가 늘어나는 특이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조실종에 이어 유해남조류의 이상 증식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환경당국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다양한 가설만 제시하고 있다.

임종권 한강물환경연구소 연구사는 “유해남조류와 일반남조류를 하나로 묶어 남조류라고 부르는 것이지 성장 패턴이나 생육 조건 등에 차이가 있다”면서 “자료를 계속 살펴봐야 하겠지만 유해남조류 증식에 도움이 되고, 일반남조류 발생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주용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수질연구부 주무관은 “남한강과 북한강 등 팔당호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에 유해남조류가 적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 또한 하나의 가설로, 어떤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딱 잘라서 말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유해남조류 증식 조건 중 하나인 강우량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조영무 경기연구원 생태환경연구실 연구원은 “물벼룩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정확한 수치가 없는 상황이라 요인으로 단정 짓기 힘들다”면서 “강우량이 적어 비점오염원이 유입되지 않은 점도 원인 중 하나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녹조가 해마나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같은 상황이 이상하기는 하다”면서 “작년보다 올해 비가 많이 내려 팔당호 상류에서 물을 많이 방류해 녹조가 조금 발생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강물환경연구소와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녹조실종에 대해 각자 자체적으로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김만구·이복진·오정인기자/prime@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