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0일 노역으로 벌금 2억 원 탕감…'황제노역' 논란 여전
일반 형사사범은 수치상 5년 6개월 노역해야 탕감받을 수 있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51) 씨가 벌금 미납으로 원주교도소에서 청소노역 중인 가운데 처남인 이창석(65) 씨도 춘천교도소에서 일당 400만 원짜리 '황제노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법무부와 교정본부에 따르면 원주교도소로 이감된 전 씨의 청소노역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같은 시기 이 씨도 춘천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씨는 작업장에서 전열 기구를 생산하는 노역을 하루 7∼8시간씩하고 있다.

이 씨는 조카인 전 씨와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 지난 11일 춘천교도소로 옮겨졌다.

원주교도소로 이감된 전 씨는 하루 7∼8시간씩 교도소 내 쓰레기 수거나 배수로 청소, 풀 깎기 등 청소노역으로 하루를 보낸다.

전 씨와 이 씨는 노역장 환형 유치 결정 직후 서울구치소에 수용됐으나, 여론을 의식해 수도권을 벗어난 원주교도소와 춘천교도소로 분산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교도소는 시설은 다소 열악하지만, 수도권과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전 씨는 벌금 38억6천만 원, 이 씨는 34억2천90만 원의 벌금을 미납했다.

일당 400만 원짜리 노역에 처한 전 씨와 이 씨는 현재까지 불과 50일간의 노역만으로 이미 2억 원의 벌금을 탕감받았다.

특히 노역은 평일에만 이뤄진다. 휴식이 보장되는 주말과 휴일, 법정 공휴일은 노역하지 않아도 노역일수에 포함돼 벌금이 탕감된다.

이를 고려하면 전 씨와 이 씨는 실제 34일간의 노역으로 2억 원의 벌금을 탕감받은 셈이다.

일당 400만 원짜리 '황제노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역 일당이 통상 10만 원 수준인 일반 형사사범이 2억 원의 벌금을 탕감받으려면 무려 2천일, 5년 6개월을 꼬박 노역해야 한다.

현행법상 노역일수는 최장 3년을 넘길 수 없다. 일반 형사범은 3년 내내 노역해도 최대 탕감받을 수 있는 벌금은 1억950만 원에 불과하다.

한 번 정해진 노역 형태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변동이 없다. 이에 따라 전 씨는 청소노역을, 이 씨는 전열 기구 생산 노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전 씨, 이 씨와 같은 일당 400만 원 이상의 벌금 미납 환형 유치 노역자는 전국에서 모두 30여 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1년 이후 벌금 미납자 중 하루 일당이 1억 원 이상인 고액 일당 노역자는 모두 20여 명으로 추정된다.

벌금 미납액수에 따라 노역 일당은 10만∼수억 원으로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벌금 미납 노역자들이 하는 일과 강도는 별반 다르지 않다.

노역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못 박다 보니 환영 유치 제도를 둘러싼 '황제노역', '귀족노역'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환형 유치금액의 최대치를 제한하거나 최장 3년인 노역 유치 상한선을 6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합

▲ 전재용, 이창석.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