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다양성 영화까지 '풍성'

추석 연휴 영화 '라인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여름방학에 이은 극장가의 대목인 만큼 크고 작은 영화들이 신중히 개봉일을 정하고서 관객몰이에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선 한국영화 2편과 외화 2편 등 대작 영화 4편이 스크린에 내걸린다. 이른바 추석 연휴 '빅4'다. 어린이·가족 관객을 노린 애니메이션과 가을을 맞아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성 영화도 틈새시장을 노리며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 '밀정' vs '고산자', '매그니피센트 7'vs '벤허'

▲ 영화 '밀정'
추석 연휴 '빅4' 가운데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 최근 시사회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됐다. '밀정'은 1920년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항일 무력단체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조선인 출신의 일본 경찰 이정출 역을 배우 송강호가, 의열단 리더 '김우진' 역은 공유가 각각 연기한다. 이병헌이 베일에 싸인 인물인 의열단장 정채산으로, 박희순이 의열단원 김장옥으로 특별출연한다.

영화는 누가 밀정인지를 가려내는 서스펜스를 추구하기보다는 일정 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과 친일을 오가며 살 수밖에 없었던 한 개인의 인간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처음 투자하는 한국영화로, 다음 달 7일에 관객을 찾아간다.

한국영화의 또 다른 기대작은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다. '밀정'과 같은 날 개봉해 두 영화 간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조선 최고의 지도로 평가받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지리학자 김정호 선생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삶을 다룬 영화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는 완벽하고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 데 뜻을 굽히지 않은 김정호의 장인 정신을 보여주면서도 흥성대원군을 등장시켜 시대와 권력에 맞선 개인이라는 새로운 갈등의 축도 표현한다.

흥성대원군은 안동 김씨 문중과의 대립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군현의 조직과 군사시설, 물류 유통의 경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고자 김정호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김정호 역은 차승원이, 흥선대원군 역은 유준상이 각각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김정호 곁에서 목판 제작을 돕는 바우 역은 김인권이, 김정호의 하나뿐인 딸 순실 역은 남지현이 캐스팅됐다.

외화로 '매그니피센트 7'와 '벤허'가 대작으로 꼽힌다. 둘 다 공교롭게 리메이크 작품이고 다음 달 14일에 나란히 개봉한다.

'매그니피센트 7'은 19세기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보그 일당과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용된 무법자 7인 간 격돌을 그린 영화다. 율 브리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등이 출연한 '황야의 7인'(1960)의 리메이크작이다.

이병헌이 무법자 7인 중 암살자 빌리 락스 역으로 나와 화려한 칼솜씨를 선보인다. 그는 '밀정'에서 정채산으로 특별출연해 추석 연휴에 '이병헌 대 이병헌'이라는 이색 대결이 펼쳐진다.

무법자 7인에는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선 호크 등 쟁쟁한 배우가 포함됐다.

▲ 영화 '벤허'
'벤허'는 찰턴 헤스턴이 주연한 '벤허'(1959)의 2016년 버전이다. '원티드'(2008), '링컨: 뱀파이어 헌터'(2012) 등 감각적인 액션 영화를 선보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추억의 명화를 21세기에 걸맞게 재탄생시켰다.

제작진이 과거와 달리 CG(컴퓨터그래픽)를 비롯한 특수효과를 사용할 수 있어 '벤허'의 백미인 전차 경주 장면을 얼마나 실감 나게 표현했는지 기대가 된다.

◇ 애니메이션·다양성 영화도 있어요

국내외 애니메이션도 추석 연휴 어린이ㆍ가족 단위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창덕궁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 '달빛궁궐'이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13살 소녀 '현주리'가 창덕궁 속의 환상의 세계인 달빛궁궐로 들어가 겪는 다양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극 중 주 무대인 창덕궁의 연못 부용지를 비롯해 인정전, 낙선재 등을 세밀하게 구현해 한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로빈슨 크루소'는 동물들만 사는 섬에 최초의 인간인 '로빈슨 크루소'가 나타나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누구나 다 아는 고전 소설의 이야기를 동물의 시점에서 새롭게 전개하는 점이 신선하다.

'드림 쏭'은 겁 많은 양들이 모여 사는 '눈의 마을'에서 경비를 맡은 개 '버디'가 뮤지션이 되려고 도시로 여행을 떠나면선 겪게 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토이 스토리 2'(1999)의 애쉬 브래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로빈슨 크루소'는 다음 달 8일, '드림 쏭'은 그달 14일에 각각 첫선을 보인다.

가을에 어울리는 다양성 영화도 개봉해 틈새시장을 노린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나탈리 포트먼이 감독으로서 연출한 첫 장편인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가 '남과 여'(1966)로 유명한 프랑스 거장 클로드 를르슈 감독이 새롭게 내놓은 '사랑이 이끄는 대로'와 다음 달 1일 맞대결을 펼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는 다음 달 14일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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