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인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에서 멸종위기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최근 잇달았다.

28일 중국 길림망과 연변뉴스망에 따르면 훈춘시 마촨쯔(馬川子)향 난거우툰(南溝屯)에 사는 양융성(楊永勝) 씨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집 앞까지 먹이를 찾으러 온 야생 백두산 호랑이에게 생닭을 던져주고 목숨을 건졌다.

양 씨는 지난달 16일 집마당에서 사라진 개 3마리의 흔적을 찾아나선 지 사흘 만에 집 근처 풀숲에서 죽은 개 1마리와 주변의 대형짐승 발자국을 발견했다. 같은 날 집 부근 냇가로 세수하러 간 양 씨는 3m 거리에서 큰 몸집의 호랑이 1마리가 자신을 보는 것을 발견했다.

양 씨는 겁에 질린 채 집 방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꼬리를 치켜든 호랑이가 관목숲으로 향하는 모습을 봤다. 집으로 달려가 휴대전화를 꺼낸 양 씨는 숲속에서 자신의 집을 바라보는 호랑이 사진을 촬영했다.

훈춘시 동물보호과에 신고한 양씨는 "호랑이에게 먹이가 필요한 모양"이라는 조언을 받고 생닭을 사와서 대문 밖 나뭇가지에 매달았다. 사람이 사라지기 무섭게 호랑이가 닭을 채갔고 이런 식으로 생닭 3마리를 먹고서야 숲속으로 종적을 감췄다.

동물보호과는 이 호랑이가 지난달 25일 인근 궈(郭)모 씨 소유의 인삼밭 주변에 나타난 것과 같은 호랑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지난 5월에도 훈춘 란자(蘭家)촌에서 산나물을 캐러 간 주민이 호랑이를 발견했다.

훈춘시 관계자는 "십수년에 걸쳐 자연보호구에서 먹잇감을 방사하는 등 야생 호랑이 보호활동을 펼친 결과 1998년 3~5마리에 그친 호랑이가 최근 27마리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합

▲ 북중접경인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 일대에서 최근 멸종위기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잇달았다. 훈춘 마촨쯔(馬川子)향 주민 양융성(楊永勝) 씨가 자신의 집 근처에 나타난 호랑이를 찍은 사진. 중국 연변뉴스망 캡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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