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 지역의 수원 군(軍) 공항 이전 문제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복제판이 될 가능성에 커졌다. 중부일보가 수원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압축된 6개 시장 군수에게 찬반 의견을 조회한 결과, 대부분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화성, 이천, 평택, 여주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고, 안산시는 후보지 위치에 따라 의견을 달리했다. 양평군은 입장을 유보했다.

화성시는 시민단체까지 군공항 배치 반대를 분명히 했다. 화성시는 ▶군공항 중첩피해 지역에 군공항이 다시 신설된다는 점 ▶화성시 동·서간의 이해관계가 대립해 결국 지역공동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점 ▶경기도 서해안의 경제·환경적 미래가치를 영구 상실된다는 점 등을 들어 화성시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고 밝히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안개·해풍·염분 등으로 인해 전투기 상시운용이 불가능하고 철새 도래지여서 항공사고 위험도 커 군 공항의 역할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화성갑)도 김진표 의원(수원 무)에게 반대입장을 전했다.

이천시는 성남에서 특수작전사령부가 이전해오는데 또 다시 수원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무조건 반대다. 시민들부터 우선적으로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면서 “특전사 등 이미 군부대를 받았는데 군공항까지 이천으로 옮기겠다는 것은 이천과 시민들을 농락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다음달 중 개최될 예정인 국방부 주재 수원 군공항 이전 공동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조 시장은 “이번 후보지 압축도 그렇고 협의회에 관한 사항도 시에게 전달된게 없어 참석 여부를 밝히기는 이르다. 그때 가서 고려해야할 사안”이라고 했다.

여주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경희 여주시장은 “그동안 낙후지역으로 소외돼 오다 최근 발전궤도에 오르려는 참인데 군 공항 이전은 여주시 발전을 저해하는 암(癌)적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군 공항 이전 계획은 청정지역인 여주시에 맞지도 않고 여주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와 협의에 대해서는 타 시군 대응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평택시도 이미 타 지역 미군부대가 평택시로 집중배치되는데, 군 공항 이전 후보지에 포함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보였다. 평택시 관계자는 “이미 미군부대가 이전해 있는데 군공항까지 들어선다면 시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조건적으로 반대”라고 말했다.

안산시도 반대 입장을 보였지만, 후보지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시화호 남측 간척지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동향을 파악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곳은 행정구역상으로 안산에 속하지 않는다”면서 “(수원 군 공항 이전이) 안산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지역내 후보지가 있다면 당연히 반대”라고 말했다.

국방부와의 협의에 대해서도 “안산은 해당사항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국방부에서 회의를 개최한다고 공식적으로 연락을 하면 검토해 보겠지만 현재로써는 이렇다 할 입장은 없다”고 했다.

양평군은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압축된 것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


김만구·조윤성기자

▲ 수원 군공항 이전 부지 활용계획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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