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중구에 들어섰던 국내 최초 서양식호텔인 대불호텔의 철거전 모습. 사진=인천시청

수년 째 방치됐던 인천 중구 옛 대불호텔이 내년 상반기 복원돼 ‘개항장 문화지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구는 복원 범위를 사료가 남아있는 건물 외부만으로 정의하고 있어 ‘완벽한 복원’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28일 인천시와 중구 등에 따르면 중구 중앙동1가 18번지에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 인 대불호텔에 대한 복원 공사가 시작돼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총 사업비는 26억 원이고 대지면적은 386.8㎡, 건축면적은 223.13㎡ 3층 건물로 지어진다.

특히 완공된 건물 1층 바닥에는 철골을 대고 유리를 깔아 옛 대불호텔 터에서 발견된 주춧돌과 벽돌 등 유물들을 전시한다.

또한 중구는 재현된 대불호텔 내부를 문화 및 집회시설 전시장으로도 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중구는 전시공사 입찰을 통해 내부에 전시될 문화재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원형 보존을 위해 내부 복원이 필요하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시민단체들의 요구에 중구는 현행 건축법상 내부를 목조로 복원하기가 힘들고 구조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사진 등 사료가 없어 ‘재현’에 가깝게 복원중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2014년 지적했듯 이번 복원은 역사적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며 “완벽히 복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구 관계자는 “근대 건축을 대표하는 대불호텔이 재현되고 문화 전시시설이 확충되면 개항장 문화지구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부 복원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어,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을 복원하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불호텔 복원지역 인근은 일본 우선 주식회사와 제일은행, 18은행, 58은행, 중구청 건물, 제물포 구락부 등 근대 건축물이 보존돼 있다.

인천의 일본인 마을(조계지)에 있던 대불호텔은 일본인 해운업자인 호리일가가 1888년 건립해 1900년 초까지 운영했다.

이후 중국 상인이 사들여 요리전문점 상가로 사용되다 1978년 철거되기 전까지 공동주택으로 사용됐다.

지난 2011년 상가 건물 신축과정에서 붉은 벽돌 등 매장문화재가 발견돼 문화 재청이 ‘원형보존’하기로 결정하면서 복원 논의가 본격화됐었다.

주재홍기자/jujae8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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